빚으로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청년층의 빚투가 여전한 사회문제입니다. 5일 금융당국 자료를 참고하면 청년들의 올 상반기 증권사 대출 금액은 38조 원을 웃돕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역대 최대치 경신은 기정사실이고요. 올해 신규 개설 증권 계좌 중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2030세대의 투자 행보와 맞물려 연간 신용대출액이 한도에 이른 증권사도 다수라고 하네요.
소득은 그대로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 탓에 상대적인 빈곤감을 호소하는 벼락거지 신세를 면하려는 몸부림인데 최근 증시와 금리가 동시에 요동쳐 걱정이 큽니다.
몇 해 전까지 투자의 큰 맥은 부동산에서 짚을 수 있었죠. 금융자산의 한 부분으로 증권시장과 가상화폐시장을 인식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가상화폐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식에 접근하는 일은 기업 가치를 보고 돈과 시간, 정성을 쏟는 것인 만큼 긍정적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많았죠.
그러나 현재까지도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수준)과 펀더멘탈(기업 기초여건)을 가늠하며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합니다. 눈동냥, 귀동냥으로 정보를 얻어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와 같은 투자전략을 구사하려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고요.
학창시절 첫 자율학습 때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원리와 수치를 억지로 학습한 듯한 투자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위험 회피, 즉 헤지(hedge)를 알려주는 학습서가 다루는 내용은 거의 한결같습니다. 뿌연 식견으로 접근하거나 풍문에 의지한 투자종목은 상승기에 들어서기 전 손절매하거나 하락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품고 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딱 1년 전인 작년 시월, 우리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의 강매도에 대응해 '동학개미운동'을 전개하며 역발상 매수 우위 전략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투자의 귀재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조언을 곧장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공포에 질렸을 때 욕심을 내고 남들이 욕심을 낼 때 조심하라.
개미들이 힘을 모아 공포를 매수하는 투자법은 실로 기발했죠.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에 접근하려면 다시 한 번 버핏의 다른 조언을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무리한 빚을 내서 투자하지 마라. 단검을 핸들에 꽂은 채 운전하는 것과 같다.
건전한 투자습관을 익히는 것은 증시에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투자할 기업을 친구나 이웃처럼 여기고 훗날까지 염려하는 자세도 갖춰야 하고요. 끝으로 또 하나 버핏의 조언입니다.
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회사 주식은 사지 마라. 그 회사가 몇 십 년 뒤 시장에서 어느 위치에 있을 지 생각해라.
/이슈에디코 정금철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