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뷰] '노란봉투법' 임금과 파라오도 막지 못한 파업

2022.11.17 12:09:21

17일 정기국회에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스포트라이트를 일부 받게 될 예정입니다. 이날 오후 2시 환노위는 전체회의에서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 관련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공청회'를 열어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입법 심지에 불을 붙일 예정입니다. 환노위에는 9개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고요.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파업을 벌여 생긴 손실에 대한 사측의 무분별한 손배소 제기와 가압류 집행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입니다. 19·20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전례가 있는데 19대 당시 환노위에서 단 한 차례만 법안 심사가 있었고요. 
 
지난 2014년 법원이 쌍용차 파업 참여 노동자들에게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릴 당시 한 시민이 노란 봉투에 4만7000원을 넣어 언론사에 보냈고 이후부터 노란봉투법이라는 명칭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 올 8월 말경 하청노조 파업 책임을 따지면서 금속노조 관계자 5명에게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노란봉투법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거고요. 

 

노동계와 경영계 간 견해차는 여전히 첨단의 양쪽으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노동자 쟁의권의 적절한 보장과 사용자의 경영권 침해 여부가 격돌하는 중이고요. 환노위는 이날 공청회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주장과 전문가 의견을 절충하고 참고해 법률안 심사 때 활용하겠죠.

 

이런 가운데 여야 대립도 점입가경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청회 후 입법안 마련과 관련한 일련의 움직임에 국민의힘은 저지 의사를 더욱 강하게 다지고 있네요. 노란봉투법은 산업 균형추가 무너지는 법이라는 게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제언입니다. 부작용에 맞춘 초점에 더욱 커다란 방점을 찍고 있네요. 정의당은 노란봉투법 정기국회 처리를 위한 의원단 릴레이 1인 시위를 전개 중이고요.

 

파업은 이렇게나 무거운 분위기로만 인식됩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흥미로운 얘기로 치장해도 당시 또한 지금과 같은 분위기였겠죠. 이번 '이리저리뷰'는 과거 파업과 관련한 짧은 두 가지 얘기입니다. 

 

지난 2012년 미시간대학교에서 발간한 람세스3세 관련 자료를 살피면 역사상 기록으로 남은 첫 파업은 기원전 12세기 고대 이집트의 람세스 3세 때입니다. 데이르 엘 메디나의 파라오 장례용 신전 건축 인부들이 그때 급료나 마찬가지였던 빵의 배급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고위급 간부와 면담을 요청한 후 쟁의를 이어갔다는 내용이 파피루스에 기재돼있다고 하네요. 

 

생사와 직결됐던 파업이었던지 가족과 함께 신전에서 밤샘 농성을 시도한 것도 모자라 급료를 주지 않으면 파라오의 묘를 파헤치겠다는 언사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이 파업은 급료 일부 지급과 차후 잔여분 지급 약정을 하고 나서야 종료됐다 하고요. 사족인데 1980년대 중반쯤 인기를 끌었던 8비트 개인용 컴퓨터 MSX(Machines with Software eXchangeability) 게임 '왕가의 계곡'은 이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곳과 시대상을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조선 시대 임금을 모시던 신하들도 파업을 했습니다. 이 파업의 수단은 귀엽게도 꾀병이었는데 임금의 명을 받들기에 너무나 병약해졌다는 핑계를 대고 업무에서 손을 떼거나 사직을 했다 합니다. 물론 이 파업이 다 통하지는 않았지만요. 임금 역시 신하들의 업무가 성에 차지 않을 경우 몸이 불편하거나 입맛이 없어 국정을 돌보기 힘들다는 말로 맞불을 놓았다고 하네요. 임금의 옥체를 살피지 못한 죄책감을 갖게 해 업무에 더욱 열중하도록 하려는 책략이었던 거죠.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강민호 기자 mho@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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