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그해 봄' 세월호 참사 10주기…멈춰버린 우리 사회

2024.04.16 10:33:52

 

[IE 사회]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가 여러 곳에서 열린다. 이런 가운데 참사 이후 10년이나 지났음에도 달라지지 않은 우리 사회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들린다.

 

◇"잊지 않겠습니다" 곳곳서 추모 물결

 

이날 4·16 재단은 전라남도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유가족 25명이 참여하는 선상 추모식을 개최한다. 유가족들은 목포해양경찰서 경비함정을 타고 침몰 해역으로 이동한 뒤 단원고 학생 희생자 250명의 이름을 부를 예정이다.

 

이어 '세월'이라고 적힌 노란 부표를 향해 국화를 띄우고 해역을 두 바퀴 선회한 후 유가족 대표의 추도사가 있을 예정이다. 여기 더해 세월호가 임시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으로 이동, 미수습자 5명을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제를 연다.

 

추모제에는 4·16 재단, 4·16연대, 안산온마음센터, 4·16 안산시민연대 등 유관기관 관계자·사회 활동가 20여 명이 함께한다. 

 

광주광역시에서도 시민·예술인들이 기획·참여하는 추모 문화제가 마련됐다. 같은 날 오후 2시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는 지역 예술인 약 80명이 예술 도구를 활용해 추모하는 '예술인 행동 장'이 있다. 또 오후 7시부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기억문화제가 준비됐다.

 

이날 오후 3시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도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개최한다. 기억식에는 100여 명 이상의 유가족과 추모객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희생자에 대한 묵념, 추도사, 기억편지 낭독 등이 진행된다. 아울러 경기도는 같은 날 오후 4시16분부터 1분간 안산시 단원구청 일대에서 추모 경보 사이렌을 울린다.

 

오는 20일에는 세월호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세 가지 안부' 상영회가 광주 동구 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이 외에도 참사 이후 유가족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은 현재 상영 중이다.

 

◇잊을 수 없는 14년 봄…세월호 침몰 참사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사건이다. 이 참사에서 탑승객 476명 중 172명이 생존, 30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이 당시 짙은 안개 탓에 다른 여객선은 모두 출항을 취소했지만, 적자에 시달리던 세월호만 유일하게 출발했다. 이때 세월호를 몰던 이준석 선장은 기존 선장의 휴가 때문에 대타로 들어온 선장이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는 조류가 가팔라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맹골수도를 크게 선회하자 선박이 기울었고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선원들은 승객에게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승객은 선실에 있었지만, 이 선장과 선원들은 배를 떠났고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탈출한 선원을 먼저 구조했다. 결국 세월호는 이틀 뒤인 4월18일 수면 아래로 완전히 침몰하게 됐다.

 

그 해 4월16일 오전 11시3분께에는 사상 최악의 오보도 등장했다.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여러 언론사를 통해 보도된 것. 해군 함정도 함께 구조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 역시 오보로 드러났다. 실제 현장에는 해경 소속 경비정 한 척과 민간 어선들이 전부였다. 

 

특히 컨트롤 타워를 담당해야 하는 정부 역시 초기에 아무 대처가 없었다는 점이 국민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씨는 7시간 동안 행적을 감췄다. 

 

◇"10년째 제자리" 멈춰버린 진상 규명

 

10년간 세 차례나 조사위원회가 꾸려졌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준석 선장은 지난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청해진 김한식 대표는 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돼 유죄를 받았다.

 

그러나 지휘부에서는 흐지부지한 처벌만이 단행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014년 구조 실패 책임을 이유로 38명을 재판에 넘겼고 2020년에는 세월호 특별수사단이 해경 지휘부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길고도 지루한 법정 다툼 끝에 작년 11월 판결이 마무리됐는데, 유죄가 인정된 사람은 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정장을 포함한 3명이었다. 고위부 간부 9명은 무죄가 확정됐다.

 

또 여러 번의 위원회와 특별조사가 진행됐음에도 여전히 근본적인 좌초 원인은 미궁 속이다. 4·16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는 지난 1월 "세월호 특별조사기구 조사는 종료됐지만 국가 폭력의 윤곽이 드러났을 뿐 침몰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며 정부에 미공개 정보 공개 및 추가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잊지 않기 위해 경기도 안산에는 4·16 생명안전공원이 참사 10주기에 맞춰 완성될 예정이었지만, 올가을에야 공사가 시작된다. 아울러 사회적 참사의 생존자와 피해자를 지원하고자 마련된 특별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서 안전불감증은 크게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전태민 기자 tm0915@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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