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뷰] 세월 가… 아직 생생한 단원고, 이제 흐릿한 경서중

2024.04.16 23:13:08

대다수의 우리들과 하늘에서 함께 흘린 세월호 망인들의 눈물이었을까요. 오후가 되자 오전 내내 흐느끼듯 내리며 추적추적 땅을 적시던 하늘에서 비를 거뒀습니다.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지난 2014년 오늘, 세월호 영혼들이 차가운 바다에서 초여름의 하늘로 떠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어제부터 오늘까지 경기도 안산시 4.16 민주시민교육원에 자리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4·16 재단은 오늘 오후 3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을 열었고 경기도는 오후 4시16분부터 1분간 단원구청 일대에서 추모 경보 사이렌을 울렸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역,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앞에서도 각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선상추모식과 기억식을 전개했고요. 

 

세월을 보내도 아직은 생생한 고통의 기억이 있지만 잊힐 만큼 세월이 흘러 결국 흐릿해진 비극의 단편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전까지 수학여행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모산 수학여행 참사를 아시나요? 1970년 10월14일 오후 4시20분경 당시 서울 마포구 소재 경서중학교(1993년 강서구로 이전) 학생들을 태운 수학여행 버스와 통일호 열차가 충청남도 아산군 배방면 장항선 모산역(지금 배방역) 근처 건널목에서 충돌했습니다. 

 

사망한 운전자와 큰 부상을 입은 차장 외에 각각 45명, 29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고 중상을 입은 참혹한 사고로 당시 사고현장 사진만 봐도 참사의 크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인데요, 수학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발생한 사고였으니 부모님들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졌을지 감히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진작 50년을 훌쩍 넘긴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은 많은 부모님들이 먼 저곳에서 마중 나온 자식들을 만나 생전 다 전해도 전하지 못했을 사랑을 이젠 어른이 됐을 그들과 나누고 계실 테죠.  

 

당시 시대상을 보면 이런 대형 사고가 빈번했던 이유를 대충은 알 수 있습니다. 1970년대에는 철도 건널목에 안전장치는커녕 신호기, 차단기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음주운전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는 운전자는 건널목 일단정지 규칙도 지키지 않았답니다.

 

버스에서 학생들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커 운전자가 신호기의 경보음을 듣지 못했을 거라는 추측도 있고요. 어쨌거나 선두에서 달리던 이 버스에는 인솔교사가 동승하지 않았으며 사고가 난 후에도 교사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였다고 합니다. 이 지역 주민들이 사고 수습에 나서지 않았다면 중상자 상당수가 유명을 달리했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있네요.


특히 최대 정원 45인 버스에 75명이나 탑승하는 정원초과 탓에 사망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래저래 악화한 안전불감증의 표본과도 같은 사고였던 거죠. 이때와 비교해 지금은 얼마나 더 안전한 세상이 됐을까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안전입니다. 계속 강조해야 합니다. 안전 수칙을 희생자의 피로 쓰지 않으려면요. 국민의 눈에서 더 이상 피눈물이 흐르지 않게 하려면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전태민 기자 tm0915@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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