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봐라] '융합 꿈꾸다' 신한투자증권, 여의도에 '타임캡슐' 묻은 사연

2024.05.30 16:13:35

 


누구나 한 번쯤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타임캡슐'을 묻었던 기억이 있을 텐데요(없으시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묻기만 해봤지, 한 번도 캐낸 적은 없던 터라 타임캡슐 자체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글로벌 금융허브를 노리는 첨단의 도시 여의도 어딘가에서 타임캡슐이 최근 개봉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30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인 29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와 임직원들이 사옥 이전 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지난 2003년 당시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 합병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출발과 각오를 다졌던 비전선포식 중 제작한 타임캡슐을 열었는데요. 타임캡슐에는 임직원들의 비전과 포부가 적힌 카드와 그 시기 투자환경 및 시대상이 묻어난 사료가 담겼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대표이사는 "이번 타임캡슐 개봉 행사에서 우리 회사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바른 성장과 틀을 깨는 혁신을 통해 일류(一流) 신한으로 도약하자는 각오를 다졌다"며 "신한투자증권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에게 이 타임캡슐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 물건인데요. 이 증권사는 지난 1973년 효성이 설립한 '효성증권'에서 출발했습니다. 1970년대 말까지 한국증권거래소(지금 한국거래소)가 서울 명동에 있던 터라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 부근에 있었죠.

 

다른 증권사들과 함께 명동에 있던 효성증권은 1983년 쌍용그룹이 인수해 쌍용투자증권으로 탈바꿈한 이래 1995년 여의도에 지어진 쌍용타워(지금 신한투자증권타워)로 이사했습니다.

 

이후 여의도에서도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이 증권사는 국제통화기금(IMF) 과 엮인 외환 위기에 맞닥뜨리면서 순탄치 않은 길을 걷게 되는데요. IMF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쌍용은 미국계 자회사 H&Q아시아퍼시픽에 쌍용투자증권 지분 약 28%를 팔았고 이후 1999년 사명을 굿모닝증권으로 바꿨습니다. 

 

굿모닝증권 시절 기존 신한금융 계열사 신한증권과 합병을 한다는 소식이 돌자 노동조합(노조)이 사장이었던 도기권 사장을 사장실에 감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는데 신한증권 노조 역시 두 회사의 합병을 강력하게 반대했죠. 

 

하지만 도 사장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직원들을 설득한 끝에 합병을 성공시키며 2002년 탄생한 굿모닝신한증권의 초대 사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이 두 증권사의 합병과 융합을 염원했던 만큼 그에게 타임캡슐은 소중한 존재일 테죠. 

 

그는 합병을 성공시킨 이후에도 직접 홍보조끼와 고깔모자를 쓴 채 거리를 돌아다니며 회사 홍보에 나서는 등 식지 않은 열의를 불태웠고 2003년에는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며 탄탄하게 회사를 구축했습니다. 그다음 해 회사에서 물러난 그는 현재 행정가정경제연구소 이사장으로 본인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다시 흘러 굿모닝신한증권은 개정 자본시장법 도입에 맞춰 2009년 신한금융투자로 사명을 변경했는데요. 이때 개정된 법 취지에 맞게 'OO증권'이 대부분인 기존 증권사 이름을 'OO금융투자'로 바꾸길 권유했기 때문입니다. 

 

여기 그치지 않고 이영창 대표가 수장을 맡았던 재작년, 신한금융투자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또다시 사명 변경을 추진했는데 고객, 직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한금투의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명도 변경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었습니다.

 

또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2의 창업에 나선다는 각오로 우리의 사명을 변경하고 이를 근본적인 변화와 재도약의 모멘텀으로 삼아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표 증권사로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역설도 보탰고요.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재도약에 필요한 자본 확충을 위해 본사 사옥 매각도 추진했습니다. 쌍용이 최고를 지향하면서 내세웠던 신한투자증권타워는 1990년대 쉽게 보기 힘들던 30층짜리 건물인데요. 이 건물은 이 증권사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 하나였던 만큼 매각 때 잡음도 심했습니다. 이 증권사 노조는 매각 소식이 들리자마자 조합원 총회와 투쟁결의를 벌이기도 했죠.

 

그러나 매각이 이뤄지면서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로 이 건물에 지내던 신한투자증권은 다음 달 여의도 TP타워로 새 보금자리를 꾸립니다. 사학연금 신사옥인 TP타워는 지하 6층, 지상 42층으로 지어진 여의도 1번 출구에 위치한 건물인데요. 신한투자증권은 이 건물의 31~41층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더욱 혁신적이고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제언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김수경 기자 sksk@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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