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코체크]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확산…금융권·유통업계 '손절'

2024.07.24 16:06:00

 

[IE 금융·산업]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큐텐그룹의 계열사 티몬, 위메프에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에 주요 은행이 이들 회사의 선정산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또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는 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여러 입점사들도 서둘러 판매를 철수하는 상황이다.

 

◇입점 판매자들, 대금 정산 지연에 '발 동동'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금 정산 지연 사태는 이달 초 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 약 500명이 지난 5월 상품을 판매한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위메프 측은 '전산상 오류'를 지연 원인으로 지목하며 2주 이상 정산이 지연된 거래 대금에 대해서는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를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큐텐의 또다른 계열사 티몬에서도 정산이 지연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티몬과 위메프 결제 추정액은 각각 8398억 원, 3082억 원으로 집계됐다. 

 

◇나스닥 상장 욕심 내던 큐텐, 자본잠식 '티몬·위메프' 무리 인수?

 

큐텐은 지난 2010년 G마켓 창업자 구영배와 이베이가 공동 벤처 형식으로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이후 동남아 시장과 중국·홍콩·일본 등을 중심으로 시작을 확장하던 큐텐은 지난 2022년 9월 티몬에 이어 지난해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쇼핑과 위메프, 올해 2~3월에는 위시와 AK몰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규모를 키운 다음 큐텐 산하 물류 기업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기 때문.

 

문제는 이 당시 티몬과 위메프는 '자본잠식(갚아야 할 빚이 자본보다 큰 상태)'였다는 것이다. 티몬은 지난 2017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지난 2022년 재무제표 기준 유동자산은 1309억6000만 원인데, 유동부채가 약 7193억3000만 원이다. 현재 티몬은 지난 4월이 마감인 작년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못했다.

 

위메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말 기준 유동자산은 617억 원인데, 유동부채는 3098억 원으로 약 다섯 배에 이른다.

 

◇PG사 카드 결제 중단까지…은행권서도 선정산대출 정지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NHN KCP(페이코), 토스페이먼츠(토스페이), 카카오페이 등 PG사들이 위메프와 티몬 결제를 멈췄다. PG사는 카드사의 결제대행업체로 고객이 카드 결제하면 PG사에 결제액이 들어간다. 이후 PG사는 소비자가 주문한 물품을 제대로 받았는지 확인한 뒤 수수료를 차감한 나머지 대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이번에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결제 자체를 막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은행권에서도 위메프와 티몬에 대한 선정산대출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전날 공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선정산대출은 티몬, 위메프 셀러 대상 대금을 선 지급한 뒤 정산일에 위메프, 티몬이 정산하면 대출금을 상환하는 상품이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위메프, 티몬이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전자금융업자'로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등록됐다. 이에 금감원이 매일 이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유통·여행업체, 위메프·티몬서 줄줄이 '퇴장'

 

유통업체들도 위메프, 티몬과의 거래를 끊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현대홈쇼핑, GS리테일, 신세계, CJ ENM 등이 정산 지연 사태가 커진 이달 19일 전후로 판매를 철수한 것.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도 지난 22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향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특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이달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해결하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 여행사는 당장 이번 달 출발 일정이 잡힌 상품의 경우 차질없이 진행하지만, 다음 달 상품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피해액 규모를 파악하며 이곳에서 구매한 여행 상품을 환불한 뒤 여행사에서 재결제하는 방식을 안내하는 후속 대책을 꾸린 여행사도 있다.

 

◇'발등에 불' 티몬·위메프, 새 정산 시스템 도입 발표

 

티몬과 위메프는 이번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최대한 정산을 빠르게 처리한 뒤 제3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다음 달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한 제3 금융기관에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는 즉시 해당 기관에서 바로 판매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정산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것.

 

이들 회사 측은 "상품 결제대금의 지급 안전성을 강화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고자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고객의 신뢰를 높일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도 최근 싱가포르에서 귀국해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그룹 계열사 내 합병, 고강도 구조조정과 같은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김수경 기자 sksk@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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