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뷰] "above blue sky, 하늘을 향해 날려라"

2024.09.07 17:19:06

매년 9월7일, 푸른 하늘의 날은 청정 대기를 위한 모두의 노력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만든 기념일입니다. 지난 2019년 9월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연합(UN) 총회 기후행동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제안한 날인데 우리 정부가 주도로 제정된 첫 유엔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며 여름과의 작별을 알리는 백로(白露)도 오늘이니 이제 가을야구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겠네요. 올해 역시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2024 한국야구위원회(KBO)리그 순위를 슬쩍 보면 4위 KT 위즈부터 9위 NC 다이노스까지 승차는 다섯 경기입니다. 

 

시즌 종료가 3주 정도 남은 시점에서 다수 팀이 선전하는 와중에 최근 10경기 성적만 보면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의 부진이 눈에 띄네요. 기세가 좋던 롯데는 2연패에 빠졌고 삼성은 다시 3연승으로 기운을 내며 1위 기아를 뒤따르는 중입니다. 

 

이날 현재 삼성 라이온즈는 상위권, 롯데 자이언츠는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군요. 삼성과 롯데만 따로 언급한 건 하늘이 내린 한 야구선수의 얘기를 꺼내기 위해서입니다.  

 

2011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삼성 선수들은 그를 기리며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고 대구상고 야구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한근 전 한양대학교 야구부 감독은 그가 야구장을 떠난 탓에 스트레스를 받아 하늘나라로 향했다는 말을 했죠. 

 

 

특히 볼 판정을 하는 심판들은 입을 모아 "그가 치지 않으면 볼"이라는 얘기를 했을 정도로 선구안이 대단했던, 정말 야구를 위해 살았던 것만 같은 그는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을 맡았던 '타격의 달인' 장효조입니다. 2011년 오늘은 그가 세상을 떠난 날이고요. 

 

선수생활로만 따지면 포항제철과 국군체육부대인 육군 경리단(지금 상무 피닉스) 소속 기간을 제외하고 삼성 6년, 롯데에서 4년을 뛴 그는 삼성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은퇴 시즌이던 1992년 한국시리즈 롯데 우승에 일조했습니다. 

 

2023시즌 종료 시점 기준 3000타석 이상을 채운 타자 중 통산 타율 3할4푼을 기록해 역대 1위를 찍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 이전까지 30년간 이 위치를 지켰던 인물은 현재 3할 3푼으로 2위인 장효조입니다. 통산 출루율은 4할 2푼 7리로 아직까지 1위를 수성 중이고요. 

 

35세였던 1991년, 은퇴 1년을 남긴 시점에 3할 4푼 7리의 타율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던 그는 1위를 목표 삼은 후 매일 마시던 맥주까지 끊었다고 합니다. 

 

공인구 반발력이 낮았던 투고타저 시절에 대한민국 최고의 좌타 교타자로 평가받던 그는 준족까지 자랑했던 무결점 타자였습니다. 통산 3600타석 이상을 소화하면서도 같은 기간 병살타가 31개밖에 안 될 만큼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였고요. 

 

두산 선수였던 호세 페르난데스가 지난 2022년 34개의 병살타를 쳤으니…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기록입니다. 타격은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라 여겼던 그인지라 가능한 성적인지도 모릅니다. 

 

은퇴 후 지도자, 야인, 스카우트 생활을 거쳐 다시 지도자의 길을 걷던 그는 급격한 체중감소로 병원을 찾았다가 2011년 8월, 간암 4기 판정을 받았는데 2군 선수들의 사기를 꺾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그렇거니와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싫어 투병 사실을 감추려 했답니다. 

 

푸른 하늘의 날에 그곳으로 떠난 그는 타격 천재가 아니라 악바리 근성이 있는 노력 천재였는데요. 체격 조건이 뛰어나지 않아 언제든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지독하게 연습에만 몰두한 그에게 많은 이들이 냉혈한이라며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장효조는 전혀 개의치 않았죠. 자신이 쏟은 노력의 결실은 반드시 마땅한 성적과 평가로 돌아올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노력을 하는 능력, 노력을 믿는 능력… 달인을 만드는 노력의 능력이겠죠.

 

/이슈애디코 강민호 기자/



강민호 기자 mho@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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