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 가입을 꺼리는 2030세대가 늘고 있는데요. 팍팍해진 현실에서 보험을 통해 리스크에 대비할 여유조차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금융 소비 습관을 통해 종신보험보다 저렴한 미니보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몇천 원으로 저렴한데요. 상품구조 단순화로 보장 범위를 꼭 필요한 곳에 집중했습니다. 이 상품은 간단보험이나 소액단기보험이라고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스키보험, 낚시보험, 주요 암보험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미니보험은 일본에서 활성화됐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결혼식 취소 보험'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결혼식 날 신랑, 신부, 직계 가족이 사망하거나 신랑, 신부 입원, 자연재해 등 여러 이유로 결혼식이 취소될 경우를 대비한 상품입니다. 

결혼식 취소 보험은 지난 2014년 처음 등장했는데요. 이 보험이 일본에서 활발하게 판매된 이유는 지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 계기였다네요. 당시 결혼식 취소가 속출하면서 이런 사태를 도울 수 있는 보험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다만 파혼은 보장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결혼식 취소 보험을 시작으로 일본 미니보험 시장은 급성장했습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82개였던 일본 내 미니보험사 수는 2017년 91개로 증가했습니다. 

이들 보험사는 공연 티켓을 예약한 후 사정이 생겨 가지 못했을 때 티켓값을 보상하는 보험, 홀로 사는 임대인이 사망했을 때 집주인에게 보상하는 고독사보험, 변호사비용보험, 조난 시 구조비용보험 등 여러 상품을 내놓았는데요. 이를 통해 청년층을 미니보험의 주요고객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보험연구원 정인영 연구원은 "일본에서 소액단기보험업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 회사들은 소액단기보험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는 한편 차별화된 상품개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중국도 반송보험, 교통체증보험, 주차위반딱지, 필러주사 보험 등의 미니보험이 있는데요. 반송보험은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제품을 반송할 때 드는 배송비를 보장합니다. 교통체증보험은 교통 혼잡, 사고 발생과 같은 이유로 일정 시간 이상 저속 주행을 하게 될 경우 보상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사이에 중소형 보험사에 이어 대형 보험사까지 월 1만 원 이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미니보험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월 180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유방암보험, 약 4000원으로 낚시를 즐기다가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낚시여행보험, 스키장에서 발생한 상해, 배상책임, 스키용품 손해 등을 보장하는 스키보험, 미세먼지 보험과 같은 다양한 상품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바로 가입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상품인지, 실제 위험에 처했을 때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 등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합니다. 또 기존 가입했던 보험 보장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야죠.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 김석영 연구원은 "미니보험은 고객정보를 얻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특정 위험에 대한 전문회사로의 이미지 구축이 가능한 상품이 될 수 있다"며 "IT 기술 등과 결합해 보다 쉽고 간편하게 필요한 위험만을 보장하는 전문 보험사의 출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제언하네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