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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차기 회장 4명 확정…김정태 4연임 무게↑

 

[IE 금융]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다음 달 말 끝나는 가운데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번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에 김정태 회장이 포함되면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6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날인 15일 회의를 개최하고 심층 평가를 거쳐 숏리스트에 내부 3명, 외부 1명 등 총 4명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에는 김정태 회장과 하나금융 함영주 부회장, 하나은행 박성호 부행장이 거론됐다. 외부 후보로는 한국씨티은행 박진회 전 행장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지난 1월 써치펌 선정 후 14명(내부 9명, 외부 5명)의 후보군(Long List)을 정했는데, 이날 4명의 최종 후보군을 확정한 것이다.


회추위 측은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회추위에서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총 4명의 숏리스트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추위는 향후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과 같은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회추위는 지난 2018년 회추위보다 늦게 이뤄졌다. 지난 2018년 당시 2017년 12월22일 첫 회의를 거쳐 2018년 1월22일에 최종 후보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내달 중순 이후 예정된 주주총회까지 최정 후보자를 선임하는 데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숏리스트에 김정태 회장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계속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4연임은 없다'고 외부에 계속 언급했었다. 또 하나금융그룹의 내부 규정에 따르면 회장 임기는 만 70살까지로 제한됐는데, 1952년생인 김 회장은 올해 69세다. 만약 김 회장이 4연임할 경우 임기 중 70세에 이른다.

 

그럼에도 이번 숏리스트에 노출된 것으로 봐서 만 70살까지를 고려한 '1년 임기'를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도 김 회장이 이끈 하나금융이 지난해 전년보다 10.3% 증가한 2조6372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05년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다만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3연임 당시 금융감독원(금감원)이 회추위에 현직 회장이 참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한 만큼 이번에도 또다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숏리스트에 오른 함영주 부회장도 유력한 후보다. 함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역임하면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힘을 쓴 인물이다.

 

그러나 채용 비리 관련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은 뒤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7.20%로 만약 회추위가 법률 리스크가 큰 후보를 추천할 경우 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반대를 권고할 수 있다. 

 

한편, 회추위는 김정태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됐다. 윤성복 위원장을 비롯해 서울대학교 박원구 특임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차은영 교수, 한국인터넷법학회 백태승 회장, 서강대학교 허윤 교수 등 8인이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