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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에도 블링' 어여쁜 카드 디자인에 웃음꽃 짓는 카드사

 

 

 

한 학생이 올린 카드 디자인에 대한 울분. (출처: 지식인)

 

작년에 작성된 위 지식인 글은 계속 여러 커뮤니티를 돌며 시선을 잡고 있는데요.

 

이 학생이 "다시 (카드를) 만들었는데 너무 못생겼고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대체 이 카드의 디자인은 누가 한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는데요. 흥분한 글 작성자와 달리 냉소적인 답변이 등장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작성자의 카드는 NH농협카드가 2013년 2월에 내놓은 'NC다이노스 카드'입니다. NC다이노스와 제휴해 홈구장 입장료 2000원 할인, 야구용품 할인와 같은 혜택이 탑재됐죠. 작성자가 가장 싫어한다는 공룡은 NC다이노스의 캐릭터였고요.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저 캐릭터를 빼도 NH농협카드는 못생기기로 유명하다' '다른 NH농협카드도 못생겼다' '색 조합이 엉망이다' 'NH농협카드 디자인팀은 발전해야 한다' '디자인 때문에 NH농협카드 안 쓴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요.

 

NH농협카드도 이와 같은 의견을 뼈저리게 통감했나 봅니다. 올해 내보인 상품에서는 큰 마음 먹고 카드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는데요.

(출처: NH농협카드)

 

대표적인 예가 올해 NH농협카드의 히트작 '올바른카드'입니다. 지난 4월 첫 출시된 이 카드 시리즈는 높은 인기 덕에 이달 5일 기준 총 80만3964매가 발급됐습니다.

 

'올바른POINT' '올바른TRAVEL' '올바른GLOBAL체크' '올바른OIL'로 구성된 올바른카드는 '올바른'이라는 패밀리 네이밍을 사용해 고객들에게 현명하고 가치 있는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카드상품이라는 의미를 전달했는데요.

 

이 카드를 만들기 전 NH농협카드는 카드 디자인 플랫폼을 새롭게 정비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디자인으로 '고객과 마음을 잇다'라는 콘셉트를 구축한 것이죠.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올바른 카드시리즈의 성과 덕분에 올해는 전년보다 2개월 빠르게 카드 신규회원 100만 명을 조기 달성했다"며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NH농협카드의 디자인 지향점은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출처: 우리카드)

 

우리카드가 올해 선보인 '카드의 정석'도 디자인으로 업계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이 회사는 업계 최초 동양화를 이 카드에 담았는데요. SNS상에서도 '실물이 더 예쁜 카드'라는 글소문이 번지며 이목을 끌었죠.

 

디자인 덕분에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출시 7개월 만인 11월 카드 발급량 160만 장을 돌파했는데요. 이러한 상품 인기 덕인지 3분기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8.9% 증가한 88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출처: 현대카드) (출처: 롯데카드)

 

업계 최초로 세로카드를 선보인 현대카드는 지난 8월 10년 만에 컬러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더 그린(the green)'은 금속성 광택을 더하고 골드 컬러를 화려해 감각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게 특징입니다.

 

이 카드도 출시 두 달 만인 10월 말에 발급 2만 장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프리미엄 카드 발급 속도로는 이례적이라는 게 현대카드의 설명이죠.

 

롯데카드가 올해 내놓은 '라이킷'도 세로형 플레이트를 적용하고 심플한 디자인과 높은 채도의 컬러로 주목성을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카드 안 이미지에 '모션그래픽'을 적용해 움직이는 카드 디자인을 구현해 눈길을 끌었죠.

 

최근 카드업계는 장기 불황에 허우적대며 매각, 구조조정과 같은 서글픈 소식만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꽃처럼 아름다운 카드 디자인이 업계의 '꽃길'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