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사상 최대" 금융당국 '빚투' 조장 경고에 증권사 이벤트 줄지어 종료

2026.03.13 12:52:12


[IE 금융]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 투자자들이 늘면서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이벤트 자제를 요구하자, 몇몇 증권사들이 서둘러 이벤트를 종료하거나 조율에 나섰다.

 

이는 금융투자업계가 신용융자 금리 인하 이벤트를 통한 모객 마케팅을 나서면서 '빚투'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32조8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후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작년 말 17조1260억 원보다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1조75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고객이 증권사에서 미리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행위인데, 상승장 때 이를 지렛대(레버리지) 삼아 수익을 늘릴 수 있다. 다만 이때 산 주식은 대출 담보가 되며 주가가 내려가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증권사에 의해 강제 매도(반대 매매)될 위험성이 있다. 이 거래 잔고는 보통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많이 늘어난다.

 

이달 11일 금융감독원(금감원) 황선오 부원장은 국내 11개 증권사 담당 임원 함께한 '신용융자 등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 간담회'에서 "현재 신용융자와 반대 매매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증시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증권사에 레버리지 거래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 체계 재점검과 투자자 안내 강화를 요청했다. 특히 투자자를 부추길 수 있는 신용융자 금리 조정과 수수료 이벤트 자제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신용거래와 관련한 이벤트를 벌였던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이벤트를 멈추고 있다.

 

일례로 신한투자증권은 신규 고객과 일정 기간 신용 무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120일간 신용이자를 연 3.9% 인하하는 혜택과 최대 200만 원의 이자지원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다음 달 23일까지 마련했지만, 이날 급히 종료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오는 27일까지 작년 10월 1일 이후 전체 계좌에서 신용거래 및 신용잔고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 신용거래 이자율을 3.9%까지 내렸으며 최대 10만 원 국내 주식 매수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하나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간담회 이후 내부 논의 결과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오는 17일 이번 이벤트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타사에 신용융자나 담보대출을 보유한 고객이 자사로 갈아탈 시 90일간 연 3.9%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이를 끝냈다.

 

대신증권은 연말까지 신용거래 매수 시작일부터 7일간 신용거래 이자율 0% 이벤트를 전개 중이지만, 타 증권사들 이벤트와 성격이 다르다. 앞서 언급한 증권사들은 올 초 증시 호황과 함께 신용융자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대신증권은 매년 동일한 프로모션을 시행 중이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신용융자 거래를 유도하려는 목적이 아닌, 항상 고객에게 제공하던 혜택"이라면서도 "확정적이진 않지만, 현재 내부에서 금융당국의 동향을 이해한 만큼 한도가 좀 더 오를 경우 중단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KB증권과 BNK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이 신용융자와 관련한 이벤트에 한창인 것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작년 6월 이후 신용을 거래한 고객에게 조건 충족 시 최대 225만 원의 신용주식쿠폰을 지급하며 BNK투자증권은 다음 달 24일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신용융자를 최초 약정하면 180일 동안 연 3.69%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신용거래 이자율을 연 3.9%로 낮춰 고객을 모으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무력 사태 장기화에 국제 유가가 폭등하며 금융시장이 계속 흔들리는 현재 국내 증시 향방은 쉬이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태 진정 이후에도 주가가 회복하지 않으면 신용거래 투자자는 자칫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는 상황.

 

금융당국 수장들도 신용거래 투자자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금융위원회 이억원 위원장은 지난 11일 "주가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라며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의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점검하고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감원 이찬진 원장 역시 이달 10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최고위급 회의(GHOS)에 참석하기 위한 스위스 출장 도중 화상 임원회의를 통해 신용거래와 대규모 손실을 예방하기 위한 투자 위험 안내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신한은행 퇴직연금팀은 이날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가와 금리 향방이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가 됐다"며 "금융시장 충격은 과거 사례를 보듯 수개월 내 완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고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김수경 기자 sksk@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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