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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마지막 금통위…한은, 기준금리 연 2.5% '7연속' 동결

 

[IE 금융] 한국은행(한은) 이창용 총재 주재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결정하며 일곱 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란 사태 장기화에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 급등 우려가 커졌기 때문.

 

10일 한은 금통위는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앞서 이들은 작년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내린 뒤 7월, 8월, 10월, 11월, 올 1~2월 기준금리를 묶었다.

 

이번 인하는 업계 예상과 일치한 결정이다. 국내 채권 전문가들은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점쳤었다. 지난 8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기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에게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93%가 동결을 전망했는데, 이는 직전 설문 대비 6%포인트(p) 하락했다. 금리 인상을 전망은 6%, 인하는 1%였다.

 

이와 관련해 금투협 관계자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고유가·고환율이 발생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대답이 직전 조사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투협 관계자의 설명처럼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발발한 이란 사태가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원·달러 환율이 1500선을 넘나들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4원 하락한 1475.1원에 개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약세를 불러오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환율 상승세는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이 같은 높은 환율은 국내 물가 부담으로 이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달 경제불확실성지수(EPU)는 전월(172.73) 대비 32.1% 급등한 228.13로 집계됐다. 이는 언론 보도를 분석해 경재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계량화한 지표다.

 

국제유가 역시 100달러 안팎으로 고유가를 유지 중이다. 9일(현지 시각)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보다 1.17달러(1.23%) 상승한 배럴당 95.9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3.46달러(3.66%) 오른 배럴당 97.87달러에 거래가 끝났다.

 

이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에너지물가지수(2020년=100)는 142.89를 기록하며 지난 2015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시현했다. 이 지수는 전기료·도시가스·등유 등 가정용 에너지 6종과 휘발유, 경유와 같은 차량용 에너지 3종의 물가지수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에너지물가가 뛰면서 유가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118.80을 기록, 지난 198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지난주 대비 0.10% 올라갔다. 상승 폭은 전주보다 둔화됐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며 무주택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금리 하락 시 투자 심리를 다시 자극할 수도 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금통위는 "중동 사태 이후 물가 상방 압력 및 성장의 하방 압력이 함께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향후 중동 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사태 추이와 파급 영향을 좀 더 점검하는 게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연내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한은은 7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연말 기준금리는 3.00% 수준까지 오른다고 예측했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운 연구원은 "한은은 공급발(發) 물가 상승의 2차 전이를 막기 위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물가 상승 폭 확대 등 인상 요건이 충족되면 오는 7월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아닌, 이란 사태가 진정되고 물가와 금융상황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인상된 기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하나증권 박준우 연구원은 "정부의 부양책이 유가 상승 여파를 모두 상쇄하기는 어렵다"며 "한은이 우선 기준금리를 인상해 그 효과를 제약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이란 사태 장기화 시 수출 및 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 하방 리스크도 공존하는 만큼 한은은 당분간 중립적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상인증권 신얼 연구원은 "중동 사태는 금융시장 변동성은 물론, 실물경제 물가 상방 압력을 뛰어넘어 공급 및 생산 메커니즘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협상 기간에도 호르무즈 해협 대립은 이어지기에 통화정책 관망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 정상화 방향이 재차 논의될 것"이라며 "내년 금리 인상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외에도 이날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보다 하회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보다 상회할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한편, 다음 금통위는 다음 달 28일 개최될 예정이며 신현송 총재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를 무사히 마치면 이를 주재하게 된다. 신 후보자는 지난달 22일 지명 소감을 통해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및 경제 전망 불확실성도 커졌다"며 "물가, 성장, 금융 안정을 감안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환율

 

▲환율하락(달러 약세·원화 강세)→경상수지 악화(수출 감소·수입 증가)→성장률 저하→안전자산 선호 증가→채권수요 증가→금리하락(채권가격 상승)

 

◇물가

 

▲통화량 증가(수출 증가·정부지출 확대) 또는 원자재가격 상승→물가상승→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대→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원유 등 원자재

 

▲원자재가격 상승→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대→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경기

 

▲경기호조→소득 증가→소비 증가→투자 증가→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