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뒷골목인지 작은 길가인지 버려진 타이어를 무심코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본디 검은색에 쉴 틈 없이 닳아 거무튀튀 지친 외관에 그래도 원형이라고 아무 장식 없이 구르다가 쓸모를 다해 쓰레기 더미에서 나뒹구는 것을 보니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네요.
매일매일 지쳐도 살리고 살기 위해 쉼 없이 굴러야 하는 우리 인생과 닮았다 싶었습니다. 어제 가볍게 술잔을 기울인 영향이 남았는지 아직까지 감상적인 기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절대 아닙니다 닳으면 갈아 끼우고, 펑크가 나면 때우고, 그래도 안 되면 새로 바꿔서라도 움직여야 어디에든, 어디로든 향할 수 있으니까요.

업무 추진을 위해 잦은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건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최민희(남양주갑) 국회의원의 업무용 차량 타이어에 쇠젓가락이 박혀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일이 있었죠.
지난달 6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의정활동 차량을 이튿날 운행하던 중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TPMS)이 켜졌고, 카센터 점검 과정에서 한쪽 끝이 뾰족하게 갈린 15㎝ 길이의 쇠젓가락이 타이어에 박힌 것을 발견했답니다.
의원실 측은 고의 훼손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수상한 인물이 포착되지 않았고 손상 부위가 타이어 바닥면 쪽이라 외부에서 일부러 찔러 넣기 어려운 구조였다네요. 경찰은 주행 중 도로 위 이물질이 우연히 박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가운데 쇠젓가락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상태로 수사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실제로 타이어에 못, 나사, 금속 조각 같은 이물질이 박히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죠. 타이어 펑크의 가장 잦은 원인이 바로 이 이물질 관통이니까요. 현재 승용차에 보편화된 튜브리스 타이어는 이물질이 박혀도 공기가 서서히 빠지는 특성이 있어 운전자가 바로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보급이 늘고 있는 런플랫 타이어는 공기가 완전히 빠져도 시속 80㎞ 이하로 약 80㎞를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고요.
고의든 우연이든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최 의원의 타이어보다 훨씬 더 먼저 그리고 훨씬 더 큰 소란을 만들었던 타이어가 있습니다. 당시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저도 이름을 알았을 정도인 조이 매킨타이어(Joey McIntyre).
그렇습니다. 1990년대 전 세계 대표 보이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 이하 NKOTB)의 막내. 추억 안에 봉인했던 NKOTB는 놀랍게도 아직 현역이었습니다. 또 나만 몰라?
재작년 앨범 'Still Kids'를 발매한 이들은 오는 10월까지 라스베이거스 돌비 라이브 레지던시를 연장했다고 하죠. 레지던시(residency)는 특정 행사장에 상주하면서 정해진 기간에 반복 공연하는 방식으로 한 장소에 입주해 관객이 찾아오게 하는 공연 방식이고요.
조이 매킨타이어 개인은 지난해 솔로 앨범 'Freedom'을 내고 단독 투어를 돌았으며, 미국 스트리밍플랫폼 Roku에서 제작한 크리스마스 영화에도 출연했습니다. 같은 그룹 멤버 도니 월버그(Donnie Wahlberg)는 미국 방송사 CBS의 드라마 'Blue Bloods' 14시즌 출연에 이어 작년에는 스핀오프 'Boston Blue'의 주연을 맡기도 했죠.
NKOTB뿐 아니라 이들의 라이벌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는 작년에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몰입형 공연장 스피어(Sphere)에서 상주 공연을 열었습니다. 아울러 밀레니엄 앨범 25주년 기념 리이슈 발매와 함께 올해도 스피어 공연을 이어가고 있죠.
같은 시대를 풍미했던 남성 R&B, 팝 그룹 98 Degrees는 앨범 'Full Circle'을 지난해 발매했습니다. 멤버 닉 라쉐이(Nick Lachey)는 넷플릭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실험: 블라인드 러브(Love Is Blind)'의 진행자로 오히려 새로운 세대에게 더 익숙한 얼굴이 됐고요.
여성 힙합, R&B 그룹 TLC 소식도 있습니다. 지난 1999년 앨범 'FanMail'로 정상에 섰던 이 그룹은 2002년 멤버 리사 '레프트 아이' 로페스의 사망이라는 비극을 겪었지만, 남은 두 멤버 T-보즈와 칠리는 듀오로 활동을 지속했죠. 올해는 그룹의 얘기를 담은 뮤지컬 'CrazySexyCool'의 초연도 예정됐습니다.
각 그룹의 공식 사이트와 소속 엔터사들의 보도자료, 영국의 연예·셀러브리티 전문 매거진 Hello Magazine, 미국의 종합 온라인 매체 HuffPost를 통해 어렵사리 파악한 만큼 이들의 모습이 정겹긴 하지만 그저 마냥 반가운 감정으로만 다가오는 건 아니더군요.
기억 속에 멈춘 줄로만 알았던 이들의 부지런한 행보를 보니 폐타이어에 고정했던 시선을 떼고 다시 차들이 북적이는 도로로 눈길을 돌려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기억이든 시선이든 마음이든 한 곳만 향하면 굳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