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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특례로 풀어주는 지방대학 규제들

교육부, 5개 지역 16건 규제특례 부여… 공동학위·외부인사 보직·교지 확대

[IE 사회] 대학과 전문대학이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하면서 공동 학위를 수여하고 국립대 부총장에 외부 전문가를 앉히며 교지를 임차해 쓸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것.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며 한시적으로 일부 지역과 일부 대학에 한정한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12일 강원 지역을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한편 기존 부산,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세종·충남을 변경 지정해 모두 16건의 규제특례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16건 특례, 무엇이 풀리나


교육부가 이날 배포한 '지방대학에 규제는 풀고 혁신은 키운다'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보면 지방대학이 지역 특성에 맞게 혁신할 수 있도록 신청 지역에 4+2년 등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특화지역 제도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021년부터 운영됐다.

 

이번 특례의 주요 내용은 세 갈래로 첫째, 학사 제도 분야에서 대학과 전문대학이 전공심화과정을 공동 운영할 때 공동 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됐으며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에 적용된다.

 

충남대는 대전 지자체, 대학 및 지역혁신기관이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인재를 공동 양성하는 것을 목표 삼아 운영 중인 DSC 공유대학을 통해 대전보건대(바이오헬스), 우송정보대(미래모빌리티)와 힘을 합쳐 현장 밀착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표준현장실습학기제의 실습지원비 지원비율도 25%에서 50%로 확대된다.

 

둘째, 교원 인사 분야에서 국립대 부총장, 대학원장, 단과대학장 등 주요 보직에 외부 인사를 임명할 수 있게 됐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이들 보직을 교수·부교수 등 학내 교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전남대와 충남대가 대상이며 비전임교원의 공개채용 예외와 정년(65세) 기준 완화도 여러 대학에 적용된다.

 

셋째, 대학 경영 분야에서 교지·교사의 임차 활용 범위를 기초지자체에서 광역지자체로 확대한다. 영남이공대는 기업 집적지에 교육시설을 확보해 산업체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경성대·경북대·대구한의대는 글로컬대학 특화 캠퍼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서 짚을 부분은 이 특례들의 성격이다. 공동학위 수여, 외부 전문가 보직 임명, 교지 임차 범위 확대는 지방대학만이 아니라 한국 고등교육 전체가 필요로 하는 제도 개선 사항이다. 대학과 산업계의 연계가 강조되는 시대에 부총장에 외부 인사를 앉히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은 시대착오적이다.

 

 


특례가 아니라 법령 바뀌어야 할 규제들


기초지자체 안에서만 교지를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마찬가지다. 이런 규제에 특례라는 조건을 달아 일부 대학에 한시적으로 풀어줄 게 아니라 법령 자체를 고쳐 전체 대학에 적용하는 것이 본질적 해법이다.

 

이 점은 교육부도 인식하고 있다. 이날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여러 지역과 대학이 공통적으로 요구하거나 현장의 성과가 확인되는 규제특례는 규제의 근본 혁신 차원에서 법령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제언했다.

 

특례가 많아질수록 부작용도 따른다. 일단 특례와 관련한 대학 사이 형평성 문제는 거론할 것도 없고 한시적(4+2년) 특례는 기간이 끝나면 원상복귀되는 불안정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례로 때우는 관행이 고착되면 법령 자체를 고치려는 동력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2023년 12월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성민 민간투자지원실장이 내놓은 '지역대학의 구조적 전환과 발전 방안' 보고서는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한 실장은 "지금까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들은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방향성이 대부분 지역대학 발전과 육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오히려 지역대학의 연명을 도와주는 역할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학들은 대학규제와 재정지원 연계로 정부 재정사업에 상당 부분 의존하게 돼 경쟁력은 저하됐고 경쟁력이 낮은 대학이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퇴출되는 것을 막게 되면서 교육부 진단 기준에 맞춘 소위 '좀비 대학'이 양산됐다"고 각을 세웠다. 특례 역시 이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규제 완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2026학년도 수시에서 경쟁률 0점대 대학이 속출했고 3년 전, 한국경제연구원이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에게 의뢰한 '지방대학 발전방안' 보고서대로라면 출생아 수 25만 명과 대학 입학정원 47만 명 유지 시 2040년 초 50% 이상의 대학이 신입생을 채울 수 없을 것으로 추산된다.

 

마땅히 구조조정 앞에서도 풀 규제는 풀어야 한다. 특례라는 한시적 허가가 아니라 법령 개정이라는 항구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례로 풀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은 법령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 제도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육성에 관한 법률이 근거. 2021년부터 운영 중이며 지정된 지역의 대학에 한시적(4+2년)으로 규제특례 부여. 현재 부산,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세종·충남, 강원 등 지정.

 

글로컬대학(특성화지방대학) 사업은 교육부가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재정지원 사업으로 선정 대학에 5년간 약 1000억 원을 지원하며 2023~2026년에 걸쳐 총 30개교 선정 목표.

 

지방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수험생은 해당 대학이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어떤 등급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 교육부의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https://academyinfo.go.kr/index.do)에서 재정 현황,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등을 대학별로 비교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