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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지역 이름을 돈이 되는 상표로 만들려면?

지식재산처, 지리적 표시 등록표지 시범운영…유럽은 PDO·PGI로 지역명 보호

[IE 경제] 보성녹차와 이천도자기, 한산모시 등 지역 이름이 곧 상품의 값이 되는 특산품들은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돼 상표권으로 보호받지만, 정작 소비자가 매대에서 그 사실을 알아보기는 어려웠다.

 

지식재산처는 이를 보완할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표지'를 마련해 7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대한민국 산천을 곡선화해 지역특산품의 출처를 담은 표지를 선보였으며 상표권자 의견수렴과 디자인 전문가 자문, 선호도 조사를 거쳐 지난 8월 국내용과 해외용으로 확정했다.

 


지역 이름이 상표가 될 때


지식재산처가 7일 배포한 '보성녹차·한산모시...'지역 특산품' 지리적 표시 등록표지로 확인하세요'라는 제하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은 역사적 명성이나 독특한 품질이 지역과 얽힌 특산품의 이름을 상표권으로 보호하는 제도다.

 

등록되면 단체표장권자가 독점배타권을 갖고 침해자에게 사용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권리는 10년간 유지되고 갱신된다. 이번에 제작한 표지는 이 등록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공통 식별 수단이다. 상품과 포장, 홍보물, 온라인 판매 페이지 등에 붙일 수 있다.

 

그러나 표지는 등록된 지정상품에만 쓸 수 있고 비율과 색상, 형태를 임의로 바꾸거나 남에게 넘길 수 없다. 지식재산처가 해당 상품의 품질을 인증하거나 보증·추천한다는 뜻도 아니다. 부적정하게 쓰면 경고와 사용 중지, 표지 제거를 요청받는다. 이번은 정식 제도 전 현장 적용성을 점검하는 한시적 운영이며, 법적 기반을 갖춘 뒤 정식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한민국의 지리적 표시가 한 갈래가 아니라는 문제는 짚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성격이 다른 두 제도가 나란히 있는데 하나는 1999년 농수산물품질관리법으로 도입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맡는 지리적표시 등록제다.

 

2002년 보성녹차를 1호로 등록한 이래 지난해 11월 기준 105건이 올라 있다. 다른 하나가 2005년 상표법에 신설해 지식재산처가 맡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다. 두 제도는 관할 부처도, 표시 방식도 따로다. 보성녹차처럼 양쪽에 모두 이름을 올린 특산품도 있다.

 

소비자로서는 어느 표지가 무엇을 뜻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구조인데다가 이번 등록표지는 이 가운데 단체표장의 식별 수단이어서 시장에 또 하나의 표지가 더해지는 것이기도 하다. 표지를 만드는 일과 별개로 이원화된 제도를 어떻게 정돈하느냐가 남은 과제다.

 


지역명을 지키는 해외의 방식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공식 페이지를 참고하면 EU는 농식품·와인에는 원산지명칭보호(PDO)와 지리적표시보호(PGI), 증류주에는 지리적 표시(GI)를 적용한다. 이와 별도로 전통적인 생산방식이나 조리법을 보호하는 전통특산품보증(TSG)도 운영 중이다.

 

여기 더해 EU산 농식품 PDO·PGI 등록상품에는 정해진 EU 로고를 붙여 소비자가 쉽게 알아보게 한다. 프랑스의 원산지통제명칭(AOC)은 EU의 PDO 등록에 앞선 국내 인정 단계로, 와인은 PDO 등록 후에도 AOC 표기를 사용할 수 있다.

 

지역명이 곧 상표가 된 사례는 주변에서 익숙하게 살필 수 있다. 프랑스 샹파뉴 지방 밖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을 자처할 수 없고, 코냑과 파르마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와 EU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이런 지리적 표시를 서로 보호하기로 해 보성녹차 등 우리 특산품이 유럽, 샴페인 등 유럽 특산품이 국내에서 이름을 지킨다.

 

이름에 값을 매기는 시대인 만큼 지역명을 지키는 표지 하나가 소비자 신뢰와 특산품의 몸값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 표지가 제 몫을 하려면 그 이름을 만방에 알릴 제도부터 한 갈래로 또렷해져야 한다. 

 

지역 자연환경과 생산자의 비법이 축적된 특산품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 소비자에게는 등록상품을 알아보는 식별 기준, 권리자에게는 차별화와 홍보 수단이 되기를 바란다는 게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의 제언이다.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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