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금융] 올해 우리나라 영화제가 정부 예산이 삭감되면서 존폐 위기에 닥쳤지만, 이달 6일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가 성황리 막을 내리면서 대부분 영화제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다행히 업계 관계자들의 노고와 많은 관객의 끊임없는 관심 덕분에 이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여기 더해 꾸준히 공식 후원사로 영화제 곁을 지키는 금융사도 한몫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로 50년을 맞은 서독제는 이달 영화발전기금 예산이 전액 삭감됐지만, 여러 후원사와 협찬 덕분에 작년보다 330편 늘어난 1740편의 작품을 상영했다. 서독제는 지난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에서 시작해 국내 최대 독립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14곳의 후원사 중 카카오뱅크가 금융사 중 유일하게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친환경마라톤 등을 후원하며 문화예술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서독제 후원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4~14일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는 NH농협은행이 1억35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 영화제는 비주류의 재능을 응원하는 우리나라 대표 장르 영화제로 올해 49개국 255편이 상영됐다. NH농협은행은 매년 다이아몬드 스폰서를 자처하며 억대의 후원금을 지원 중이다.
BNK부산은행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지난 1996년 열린 제1회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후원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폐막식이 취소되며 규모가 대폭 축소된 제25회 BIFF 때도 전산 기기 지원을 이어가기도 했다.
전북은행 역시 전주국제영화제 1회 때부터 계속 후원에 참여한 은행이다. 후원은 물론, 지난 5월에 개최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기념해 전북은행은 자사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인 '쏙뱅크'에서 전주국제영화제 퀴즈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05년 처음 열린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는 신한은행이 함께하고 있다. 이 은행은 매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성공을 위해 협찬금을 제천시에 기탁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영화제 지원 예산을 지난해 56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축소, 지원 대상도 542곳에서 11곳으로 줄였다. 내년 예산의 경우 33억 원이었지만, 영화계의 강한 반발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 23억 원 증액돼 56억 원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2024년도 문체위 소관 예산안이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것을 깊이 환영한다"며 "국회 본회의에서도 문체위 의결안이 변경 없이 그대로 의결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예산안이 최종 확정된다면 지난 2년 6개월 동안 한국 영화산업이 겪었던 혼란과 좌초 위기를 극복하고, 민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영화 생태계가 안정화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