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레이에 휩쓸릴 이름 모를 잡초

2018.10.04 17:36:54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오후 제25호 태풍 '콩레이' 북상에 따른 긴급회의를 주재하며 예상 이동 경로와 대책을 살폈습니다. 지자체·농어촌공사 등 유관기관과 협력한 농작물 침수와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물 피해 방지대책 수립 및 예방, 벼와 과수 등 수확기 농산물의 조기 수확, 농업인 안전사고 대비를 강조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태풍은 재작년 10월 초에 발생한 태풍 '차바'와 발생 시기·이동 경로가 비슷해 강풍에 의한 과수 낙과, 농작물 도복, 비닐하우스·인삼재배시설 등 시설물 파손과 침수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에 맞서 정부는 태풍 영향권에 있는 농업인 17만명에게 태풍 대비 농작물 관리요령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송하고 지상파 방송사, 종합편성채널, 지역 민방 등 21곳에는 자막 방송을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전국 농업용 배수장 1181곳의 가동 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논두렁·제방 붕괴를 막고자 사전 점검 ▲원활한 물 빠짐을 위해 배수로 잡초 제거 ▲논에 물 깊이 대기 ▲비닐하우스 출입문·환기창 고정 ▲태풍 통과 뒤 적기 방제 ▲축사 사전 전기 안전점검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습니다.

 

배수로에 자란 잡초는 콩레이 때문에 수명을 다하게 생겼습니다. 애초에 태어나서는 안 될 생명이었다고 얘기하면 너무 가혹하지만 잡초는 불필요한 존재의 대명사처럼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배수로에 핀 잡초.

 

그러나 우리가 잡초라고 묶어 부르는 수많은 풀들이 나름의 독특한 이름과 함께 개성적인 효능까지 갖고 있습니다.

 

 '야관문'이라는 풀의 경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천연 비아그라죠. 야관문(夜關門)은 그 이름처럼 밤에 닫힌 문을 열 수 있게 하는 효능을 가져 양기부족, 조루, 음위증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기침, 설사, 안구 충혈, 혈액순환 등을 완화하고 보조하는데도 기능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논농사를 지을 때 주적(主敵)으로 꼽히는 '피'도 쓸모가 있답니다. 과거 구황작물로 키웠던 피는 우리나라에서 배척당하는 분위기지만 현재 미국, 아프리카에서 재배 중이라고 하네요. 쌀, 보리와 비슷한 영양분을 가진 피는 소화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단백질, 지방은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밥에 섞거나 떡·엿·빵·된장 제조, 소주 양조 등에 쓰입니다.

 

이 외 류마티스에 효험이 있는 '쇠비름'과 거담제로 쓰는 '방동사니'를 비롯 ▲꽃다지 ▲꽃마리 ▲며느리밑씻개 ▲방아풀 ▲새삼 ▲쇠무릎 ▲박주가리 ▲털별꽃아재비 ▲까마중 ▲강아지풀 ▲미국자리공 ▲개여뀌 등 수많은 잡초들이 영향과 풍미를 꼭 감춘 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잡초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전국 야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경이는 생명력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강력한 항암성분이 있어 암세포 성장을 80%까지 억제한다는 학계 연구보고도 있습니다. 풀 전체를 먹기도 하는 질경이는 특히 씨앗의 약성이 높으며 간경화 등 간질환과 고지혈증 등 혈관질환, 만성위염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죠.

 

한편 악동들이 산적한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서도 어지간하면 건드리지 않는 섹터가 있는데 연륜 있는 어르신들이 포진한 식물갤러리입니다.

 

철없는 한 디씨갤러(갤러리 이용자)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풀을 기르는 중이라며 잡초 운운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한 식물갤러가 이 갤러리의 수준을 한 번에 알려주는 답글을 달아 경건함이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키우기 시작한 순간 잡초가 아닙니다."

 

'같이'의 가치는 물론 '거처'의 가치까지 되새길 수 있게 하는 훌륭한 단문입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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