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디즈니 속 작은 세상, 이게 머니 스몰 월드 일본

2018.10.11 13:39:36

얼마 전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를 방문했을 때 놀라운 사실 한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디즈니랜드에는 '잇츠 어 스몰 월드(It’s a small world)'라는 놀이기구가 있는데요. 전 세계 곳곳의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들이 춤을 추는 공간을 배를 타고 관람하는 것이죠. 흔히 알고 있는 에버랜드의 '지구마을'을 떠올리면 될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 작은 공간에 우리나라의 전통의상 한복을 입은 인형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딘가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흔적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켰던 제 눈엔 보이지 않았습니다. ) 이와 달리 같은 놀이기구가 있는 LA 디즈니랜드에는 한국을 표현한 인형이 있다고 하더군요.

 

일본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 'It’s a small world'.

 

일본 디즈니랜드 속 작은 세상에 한국은 없었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몇 십 년 만에 큰 성장을 이뤄 세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지 오래입니다. 특히 이는 금융 분야에서도 명백히 드러나는데요.

 

이달 9일 일본은 타행 이체를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습니다. 약 50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한 후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언제 어디서나 은행 이체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우리나라 환경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죠.

 

이전까지 일본 전국의 1200여개 금융기관을 잇는 전은(全銀)시스템의 가동시간은 평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였습니다. 그외 시간에 입금을 하면 상대방은 영업일이 돼서야 돈을 받을 수 있었죠.

 

우리나라에 24시간 타행 이체가 가능해진 것은 지난 2001년 3월경입니다. 당시 모든 금융기관은 아니지만 일부에서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죠. 지금으로부터 무려 17년 전 일입니다.

 

일본이 일반 금융에서 낙후된 부분은 이뿐이 아닙니다. 일본 여행을 한 번이라도 가봤다면 일본의 상점에서 카드를 취급하지 않아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을 텐데요.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캐시리스(Cashless) 결제 비율 즉, 현금 외 수단으로 결제한 비율은 89.1%에 달한 데 비해 일본은 18.4%에 그쳤습니다. 이는 중국(60%), 캐나다(55.4%), 영국(54.8%), 호주(51%), 스웨덴(48.6%), 미국(45%), 프랑스(39.1%) 등 주요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인데요.

 

일본 내에서도 '현금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움직임이 번지고 일본 정부도 오는 2027년까지 비현금 결제 비중을 4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봅니다.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사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사고방식 때문인데요.

 

1980년대 일본의 경제 상황은 말 그대로 '리즈 시절'이었으나 1989년 일본 정부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 버블 경제의 거품이 터져버렸죠. 당시 빚 공포증을 겪었던 일본인들은 아직까지도 카드 사용을 꺼리고 현금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네요.

 

다만 최근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정부나 기업에서 신용카드 사용을 독려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는데요. 그때까지 일본이 금융 분야에서 폐쇄적인 섬나라의 면모를 벗겨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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