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사퇴…"자식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

2021.05.04 10:48:51

 

[IE 산업]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불가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마케팅'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또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기로 했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인 뒤 대국민 사과를 했다. 홍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회장은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런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지난 2013년 갑질논란 때도, 2019년 창업주 외손녀 황화나 씨 마약 사건에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지만, 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 사태 이후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영업정지 위기에 놓이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19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 이후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일어났고 남양유업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세포 실험을 한 연구인데도 마치 불가리스 제품 전체에 해당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제품명을 특정하고 회사 측이 순수 학술 목적이 아닌 홍보 목적으로 심포지엄 발표를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또 지난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해서는 지난 15일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 행정처분을 의뢰했고 세종시는 이를 받아드렸다. 지난달에는 30일 압수수색도 받았다. 

 

홍 회장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며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2013년 회사의 물량 밀어내기 논란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홍 회장 사과에 앞서 전날에는 남양유업 이광범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에는 마케팅을 총괄했고 회삿돈 유용 의혹마저 나온 홍 회장의 장남 홍원식 상무가 보직 해임됐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강민호 기자 mho@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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