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금융] 정부가 일명 '서학개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해외 주식을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한다.
24일 기획재정부(기재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기재부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로 치솟은 원인 중 하나인 해외 투자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앞서 정부는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및 외환스와프 연장, 외환 건전성 제도 완화 등 여러 조치를 시행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내려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틀 연속 1480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전체 내국인의 해외 투자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이전에는 10% 미만이었지만, 현재 30%를 돌파했다. 서학개미의 올 1~11월 개인 해외 주식 투자액은 309억 달러(약 45조7900억 원)로 국내 주식 투자액 88억 달러(약 11조6000억 원)를 웃돌았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투자수익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환위험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재부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Reshoring Investment Account)에 대한 한시적인 세제 지원 제도를 시행한다. 개인투자자가 이달 23일까지 보유했던 해외 주식을 매각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한 다음 국내 주식에 일정 기간 이상 장기 투자하면 최대 1년간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한다.
최대 5000만 원의 매도 금액을 한도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되, 복귀 시기에 따라 세액 감면 혜택을 차등 부여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내년 1분기 중 복귀하면 100%, 2분기에 복귀하면 80% 감면하는 식이다.
기재부 측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전 세계 자본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 심리는 줄었다"며 "해외 주식을 매각하고 환전한 상태에서 국내 주식, 펀드 등에 투자할 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 더해 정부는 활용 가능한 환위험 관리 수단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출시하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지난 23일까지 보유하던 해외 주식에 대해 환헤지를 실시해도 양도소득세 혜택을 부여한다.
기재부는 "외환시장에 달러 등 외화공급이 늘어나면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럴 경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해외 주식을 직접 매도하지 않아도 향후 환율이 하락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도 기재부는 수출기업이 해외자산을 환류하도록 촉진해 국내 고용·투자를 유치, 외화를 수급하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또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한 이중 과세를 조정하기 위한 제도인 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을 95%에서 100%로 올린다.
정부는 해외투자전용펀드(RIA), 환헤지 세제의 경우 내년 1월 이후 RIA 및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이 출시되는 직후부터 혜택을 부여하며 익금불산입률 확대도 내년 1월 이후 배당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이번 세제 지원으로 지난 3분기 말 국제투자대조표 기준 1611억 달러에 이르던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보유잔액 중 상당 부분이 국내 투자 등으로 전환되거나 환헤지가 이루어지면 외화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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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외환당국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제목의 메시지를 통해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 및 기관별 담당 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 이번 메시지는 기획재정부(기재부) 김재환 국제금융국장과 한국은행(한은) 윤경수 국제국장 명의로 등장.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거래 종가는 전날 대비 3.5원 뛴 1483.6원을 기록. 당국의 시장개입 메시지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로 하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