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 12나노급 '24Gb GDDR7(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 개발을 끝냈다. 12나노급 공정은 5세대 10나노급 공정을 뜻한다.

◇최고 용량 24Gb∙최고 성능 40Gbps 구현…내년 초 제품 상용화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4Gb GDDR7 D램은 업계 최고 사양을 구현한 제품으로 PC, 게임 콘솔과 같은 기존 그래픽 D램 응용처를 넘어 인공지능(AI) 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고성능 제품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제품은 24Gb의 고용량과 40Gbps 이상의 속도를 갖췄으며 전작 '16Gb GDDR7 D램' 대비 용량, 성능, 전력 효율 모두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12나노급 미세 공정을 적용해 동일한 패키지 크기에 셀 집적도를 높였으며 전작보다 50% 나아진 용량을 구현했다.

더불어 'PAM3 신호 방식'을 통해 그래픽 D램 중 업계 최고 속도인 40Gbps까지 높였으며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42.5Gbps까지의 성능을 보인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부터 저전력 특성이 중요한 모바일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들을 도입해 전력 효율을 30% 이상 개선했다.

제품 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는 'Clock 컨트롤 제어 기술'과 '전력 이원화 설계'를 통해 제품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 것. 여기 더해 고속 동작 시에도 누설 전류를 최소화하는 '파워 게이팅 설계 기법'을 적용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4Gb GDDR7 D램을 연내 주요 GPU 고객사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에서 검증을 시작해 내년 초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SK·마이크론도 GDDR7 경쟁…'큰 손' 엔비디아 선택 '이목'

GDDR은 그래픽 카드 명령을 받아 동영상과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 가능한 특화 메모리 제품인데, 최근 다양한 AI 분야에서 고성능 칩을 활용하자 GDDR에 대한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글로벌 GDDR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8억 달러(7조9170억 원)에서 오는 2032년 약 126억 달러(17조1990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게임 사양 발전 외에도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히면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30일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 제품 'GDDR7'을 공개했다. 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성능과 빠른 속도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D램으로 올해 3월 개발 완료한 후 처음 공개한 것. 이 회사는 3분기 중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GDDR7은 이전 세대보다 60% 이상 빠른 32Gbps 동작 속도를 구현하며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40Gbps까지 속도를 올린다. 또 최신 그래픽카드에 탑재돼 초당 1.5TB 이상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FHD급 영화(5GB) 300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한다. 

이처럼 빠른 속도를 내면서도 전력 효율은 이전 세대 대비 50% 이상 향상됐으며 제품의 열 저항도 74% 줄였다.

마이크론도 지난해 GDDR7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 시장 공급을 준비 중이다. 

이들 업체가 서둘러 시장 공급에 나서는 이유는 엔비디아가 올 4분기 차세대 소비자용 GPU인 '블랙웰(지포스 5000 시리즈)'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 엔비디아는 고가 학습용 AI칩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중저가 추론용 AI칩과 소비자용 GPU에는 GDDR을 탑재한다.

앞서 엔비디아 소비자용 GPU '에이다 러브레이스'에 마이크론 GDDR6X D램을 독점 공급받으면서 GDDR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던 마이크론이 관련 점유율을 확대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외에도 AMD·테슬라 등도 GDDR7에 많은 관심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LPDDR(저전력 메모리) 위주였던 차량용 반도체도 고성능 GDDR7으로 대체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