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약속 가져와라" 장민영 기업은행장, 노조 저지에 첫 출근 무산

2026.01.23 11:12:58

 

[IE 금융] IBK기업은행 장민영 신임 행장이 '총액인건비제 해결'을 요구하며 출근길 저지에 나선 기업은행 노동조합(노조) 시위에 임기 첫날 발걸음을 돌렸다.

 

23일 장 행장은 오전 9시께 노조와 맞닥뜨리며 서울 을지로 본점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근처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정식 출근 전까지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날 장 행장에게 "총액인건비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통령 약속을 가져왔냐"며 "가져와야 들어올 수 있다. 직원 모두의 외침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장 행장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 역시 기업은행 임직원들의 소망을 잘 알고 있고 이 문제를 제기하는 데 있어 노조의 힘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가 협심해서 이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노조는 총액인건비제 탓에 시간외근무 수당이 보상 휴가로 대체됐지만, 이를 실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임금 체불'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앞서 기업은행 류장희 노조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상장기업인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해 인력과 예산 면에서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럼에도 대통령이 지시한 후 금융당국은 이행계획조차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초과 수당 대신 지급된 휴가 가운데 미사용 일수는 1인당 35일이다. 이를 수당으로 환산하면 1명당 600만 원이며 전체 직원로 계산하면 780억 원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총액인건비제와 관련한 사측의 답이 있을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역대 기업은행장 중 출근 저지 투쟁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윤종원 전 행장이다. 윤 전 행장은 취임 27일째가 돼서야 첫 출근을 할 수 있었다.

 

류 위원장은 "일한 시간만큼에 대한 보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답이 될때까지 노조는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1964년생인 장 내정자는 대원고, 고려대 독문학 졸업 후 200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자금운용부장, IBK경제연구소장,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2024년 6월부터는 IBK자산운용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금융위 측은 "약 35년간 기업은행과 IBK자산운용에 재직해 기업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안정적인 리더십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첨단전략산업 분야 벤처기업 투·융자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해 정책금융을 통한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총인건비 제도는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된 '공공기관 샐러리캡(salary cap·인건비 상한제)' 제도. 1년에 사용할 인건비 총액을 정한 뒤 그 범위 안에서 각 공공기관이 자유롭게 집행.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정부가 매년 정하는 인상률 상한 이내에서 인건비 예산을 책정해야 함. 그러나 인건비 상한선이 정해지면서 초과 근무 수당을 돈이 아닌 휴가로 지급해 사실상 임금 체불로 보여짐. 인건비 총액이 정해져 있어 야근해도 수당을 줄 수 없는 상황도 누적.

 



김수경 기자 sksk@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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