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사이] 황금빛 바다… 소금 치기가 전하는 매혹의 실상

2025.11.29 17:59:28

 

이달 초, 낚시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가 보내준 사진입니다. 전라남도 최북단에 위치한 영광군 낙월면 소재 최대의 섬 안마도에서 찍었다고 하네요. 친구는 오늘 저녁도 출조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느 곳으로 나설지 묻지는 않았지만 그곳이 어디든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어쩌면 이리도 황금빛일까요. 저 바다가 진짜 금이라면 물결을 따라 잔잔히 일렁이는 빛만 손으로 걷어 올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우디 금맥'과 관련한 이슈가 부상했습니다. 여러 게시물에서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링크를 따라가 보니 국내 한 인터넷 신문사에서 이달 25일 작성한 기획기사를 볼 수 있었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광산기업 마덴(Maaden)이 메카 인근 만수라-마사라 지역 남쪽에서 125㎞에 달하는 초대형 금광 지대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고요. 기사대로라면 이 금광에서 발견된 금의 품위는 톤당 10.4g, 20.6g인데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등급(평균 1~4g/t)이라고 합니다.

 

이번 발견 덕에 미개발 광물자원 추정치가 기존 1조3000억 달러에서 2조5000억 달러(한화 약 3674조 원)로 상향 조정된 사우디는 금, 희토류 등을 활용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를 다각화하는 '비전 2030'의 핵심 동력이 더욱 강해졌다네요.

 

황금빛 미래가 펼쳐질 저 계획대로 일이 전개된다면 얼마나 부러울까요?


 금빛을 좇는 존재, 탐욕이 만든 허상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초 금맥이 화제가 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금맥 이슈는 탐욕이 만든 허상이라는 차이가 있죠. 올 1월, 충청 지역 한 폐광에서 길이 1800m, 가치 수천억 원대의 국내 최대 금맥이 발견됐다는 풍문이 나돌았는데요. 이 광산을 운영 중이라는 김 모 씨는 지난 2010년, 부친이 해당 광산을 인수한 뒤 시추 과정에서 대규모 금맥을 발견했다고 주장합니다.

 

양화점을 꾸리며 모은 돈 약 20억 원을 투자했다는 한 할아버지 외에 다른 여러 투자자들도 속을 태우지만 여전히 진실공방만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립된 지질 조사 결과, 광석 분석 자료, 채굴 실적, 경제성 평가 보고서 등 금맥 존재와 매장량, 실제 채굴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1차 데이터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고요.

 

1990년대, 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를 속인 세기의 금맥 사기극도 있죠. 1997년, 전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던 캐나다 광산 탐사업체 브리엑스 미네랄즈(Bre-X Minerals, 이하 브리엑스) 사건입니다. 

 

사건 발생지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정글의 부상(Busang) 지역으로 브리엑스 측이 이곳에서 최대 2억 온스(약 5670톤)에 달하는 금맥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자 업체 주가는 폭등해 시가총액 6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캐나다 연기금부터 대형 기관 투자자들까지 자금을 퍼부으며 금빛 꿈에 대한 환상을 키웠으나 1997년 3월, 합작 투자를 검토하던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이 광산 샘플에 대한 독립적인 재분석을 요구하면서 악몽으로 바뀌었죠.


 금빛일 수 없는 거품, 가치판단은 냉철함이 기본


조사 결과, 현장 관리자 등이 샘플에 외부 금가루를 섞어 분석 결과를 조작하는 '소금 치기(Salting)'라는 고전적 사기 수법을 썼던 것으로 실제 금 함량이 경제적 가치가 없는 수준이었답니다.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브리엑스는 결국 1997년 11월 5일 파산을 선언했고 핵심 관계자의 의문사까지 이어지며 탐욕이 빚은 가장 어두운 금융사건 중 하나로 역사에 남게 됐네요.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과장된 기대가 만드는 투기 거품은 입바람으로도 소멸할 수 있습니다. 금빛처럼 현혹적인 정보일수록 강철 같은 냉철함을 유지해야 하죠. 

 

특히나 요즘처럼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루머와 기술 발전이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시기라면, 자신의 투자 목표와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것이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투자 리스크 최소화의 핵심입니다.

 

사우디 '황금 벨트'가 인류에게 실제로 풍요로운 미래를 안겨줄지 아니면 일시적 기대감에 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우리가 금빛에 눈이 멀어 허상을 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점만큼은 언제든 명확하죠.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강민호 기자 mho@issueedico.co.kr
Copyright © Issueedico All rights reserved.

2025.11.29 (토)

  • 동두천 8.3℃흐림
  • 강릉 12.3℃맑음
  • 서울 8.6℃흐림
  • 대전 12.1℃맑음
  • 대구 10.0℃맑음
  • 울산 11.0℃맑음
  • 광주 13.7℃구름많음
  • 부산 12.7℃맑음
  • 고창 13.5℃맑음
  • 제주 15.0℃맑음
  • 강화 12.2℃흐림
  • 보은 6.8℃맑음
  • 금산 8.5℃맑음
  • 강진군 10.3℃맑음
  • 경주시 9.1℃맑음
  • 거제 12.0℃맑음
기상청 제공

상호(제호) : 이슈에디코 l 주소 : 서울특별시 동작구 동작대로1길 18 l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5210 대표전화 : 070-8098-7526 l 대표메일 : eigig@issueedico.co.kr l 발행·등록일자 : 2018년 5월 22일 l 발행·편집인 : 정금철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은 발행·편집인이며 대표전화 및 대표메일로 문의 가능합니다. Copyright © Issueedic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