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객이 줄면서 카드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기존 여행 혜택이 많던 카드의 인기는 시들해진 반면 온라인쇼핑이나 간편 결제 혜택이 담긴 카드의 인기는 높아졌고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 수요를 노린 특화 카드도 등장했습니다.
9일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발표한 '2020 상반기 인기 신용카드'를 살펴보면 항공 마일리지 적립 특화 카드는 '삼성카드&마일리지플래티넘' 밖에 없었는데요. 지난해 총결산에서 30위권 내 총 5종의 항공 마일리지 적립 특화 카드가 차트인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반면 '온라인쇼핑' 혜택이 들어간 카드의 인기는 눈에 띄게 상승했는데요. 올 상반기 인기 신용카드 결산에서 새롭게 30위권에 진입한 카드 14종 중 8종이 쇼핑특화카드거나 온라인쇼핑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카드고릴라 고승훈 대표는 "이번 상반기 총결산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패턴의 변화가 한눈에 드러났다"며 "전반적으로 여행 혜택을 메인으로 하는 항공마일리지 카드의 인기가 하락했고 비대면(언택트) 소비를 위한 온라인쇼핑, 간편결제 혜택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항공마일리지 카드를 살리고자 여러 이벤트를 내놨는데요. 일례로 현대카드는 대한항공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대한항공카드 여행 준비 프로젝트' 이벤트를 실시 중입니다.
지난달 27일 이전까지 대한항공카드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이 오는 9월30일까지 100만 원(할부 포함) 이상 사용하면 3000~1만5000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데요. 오는 31일까지 마일리지 더블 적립 이벤트에 응모하면 다음 달 1일부터 말일까지 이용금액 2배의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또 고가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 프리미엄 카드에 탑재된 해외 항공권, 호텔숙박 바우처와 같은 혜택을 국내로 돌리는 카드사들도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해외호텔에서 2박 또는 해외여행 동반자 1인 무료 항공권을 주는 연회비 70만 원의 '더에이스 블루라벨' 혜택을 고객이 원할 경우 국내 주요 호텔 멤버십 서비스로 바꿀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은 프리미엄 카드 고객의 항공 및 호텔 바우처 유효기간을 연장했는데요. 롯데카드는 프리미엄 카드에 탑재된 면세점 선불카드 혜택을 백화점 상품권으로 교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우리카드는 최근 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의 대안으로 떠오른 제주도 여행에 필요한 혜택을 한 장의 카드에 모두 담은 '카드의정석 유마일 인 제주'를 출시했고요.
카드사들은 해외여행과 관련된 카드 재정비는 물론 비대면 소비 혜택이 있는 카드 상품도 끊임없이 고민 중입니다. 특정 기업이 카드사와 함께 운영하는 신용카드를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카드라고 하는데 현대카드는 올 하반기 내에 배달의민족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들 회사는 배달의민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배민 포인트 적립에 카드 혜택을 집중하기로 했는데요. 온라인 쇼핑이나 디지털 구독과 같은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해당 카드로 결제하면 배민 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입니다.
신한카드는 발급 신청부터 사용하는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신한카드 YaY(예이 )'를 지난달 내놨는데요.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왓챠플레이 등 OTT 서비스와 함께 배민·요기요·CJ쿡킷·하이프레시 등 배달음식서비스를 이용하면 각각 이용액의 30%, 15%가 적립됩니다.
우리카드가 지난달 내놓은 '카드의정석 언택트'는 쿠팡 고객이라면 눈여겨볼 만한데요. 쿠팡에서 구입하는 제품을 무료로 배송받는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월 회비 2900원을 할인해줍니다. 아울러 온라인 업종에서 간편결제서비스로 5만 원 이상 이용하면 1000원 더 할인되고요.
우리카드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소비패턴에 꼭 맞는 상품을 준비하라는 정원재 사장의 주문에 따라 카드 한 장으로 모든 디지털 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구성했다"고 설명하네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