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험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 손잡은 현대해상의 입장이 조금 난처해졌습니다.
16일 업계와 현대해상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해 4월 중국의 세계 시장점유율 1위 PC 제조업체 레노버를 자회사로 둔 정보기술(IT) 기업 레전드홀딩스와 '중국판 우버'라는 별명이 붙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과 손잡고 합작회사인 '현대재산보험'을 설립했는데요.
지분율은 현대해상 33%, 레전드홀딩스와 디디추싱이 각각 32%입니다. 이 외에 역상디지털과 홍삼요성 등이 소수 지분을 가졌고요.
이들은 광둥성에 두 번째 지점을 설립했는데요. 광둥성은 작년 중국 내 국내총생산(GDP) 10조8000억 위안(약 1851조 원), 손해보험시장 1178억 위안(약 20조 원) 규모의 1위 도시입니다. 특히 합자에 참여한 디디추싱의 운전자 약 240만 명이 활동하는 곳이기도 한데요. 현대재산보험은 이 같은 광둥성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개발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이런 디디추싱이 최근 중국 내 모든 애플리케이션(앱)스토어에서 자취를 감췄는데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지난달 30일 외신들은 "중국 금융당국이 디디추싱의 미국증시 기업공개(IPO) 연기를 제안했지만 디디추싱이 이를 무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당국이 괘씸죄를 적용한 듯 디디추싱이 미국증시에 상장한 지 사흘 만에 국가 안보 조사에 돌입한 것은 물론 신규 회원 모집 금지와 함께 앱스토어에 앱을 없애면서 시장 퇴출을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전망도 등장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디디추싱의 핵심 사업 요충지에서 두 번째 지점을 내고 활동 중인 현대해상 중국법인에도 영향이 미치는 게 아닌가 하는 노파심도 들고요.
이와 관련해 현대해상 관계자는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었지만, 아직 현재 상황에서는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디디추싱 사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대해상이 대주주고 디디추싱 외에도 다양한 합작기업이 있다"고 설명하네요.
이어 "디디추싱의 기술과 정보력을 활용한 시너지 사업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현대자산보험의 본업은 공유서비스가 아닌 보험업이기 때문에 디디추싱 사태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