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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노래 외운 샘표, 향미 로드맵으로 고객에게 맛 전수

'우리맛 위크' 2여 년 봄나물 연구결과 총망라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충무로 샘표 우리맛 공간서 전개

 

돌나물, 참나물, 냉이, 봄동, 쑥 등 우리에게 익숙한 나물부터 비름, 가죽나물, 방풍, 원추리, 머위잎 등 생소한 나물들…

귀에 익었든 아니든 봄나물은 듣기만 해도 입안 가득 군침 돌게 하면서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드는 식물이죠.

 

낮 기온이 10도가 채 되지 않은 쌀쌀한 봄.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던 곳은 다름이 아닌 '샘표 우리맛 위크' 체험장. 체험장 가득 느껴지는 향긋한 봄나물의 내음은 봄이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옛말에 '아흔아홉 가지 나물 노래를 외울 줄 알면 3년 가뭄을 견뎌낸다'는 말이 있을 만큼 나물은 신이 내린 선물로 꼽히는데요. 샘표는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에서 나물, 그것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봄나물 15종을 2년간 연구했습니다.

 

2여 년의 봄나물 연구의 결과를 총망라한 '우리맛 위크'는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로 샘표 우리맛 공간에서 열립니다. 이곳은 봄나물의 종류와 개별 특징, 조리법, 식문화 등 봄나물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존과 체험존으로 꾸며졌고요.

 

15종의 봄나물 원물을 맛보고 향미를 체험하는 '향미 로드맵'은 체험장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각각의 나물이 가진 고유한 향을 느낄 수 있도록 나물을 빻아 넣은 플라스크, 나물을 맛볼 수 있는 샘플, 맛과 향의 특징을 설명한 설명판 등으로 이뤄졌는데요. 

 

설명과 함께 향을 맡은 뒤 앞에 놓여진 나물들은 입에 넣고 오물오물하다 보면, 기존 나물무침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본연의 맛이 생생하게 뇌에 그려집니다. 해산물 가게 밑반찬으로 나오는 세발나물이 애초 짭짤한 맛을 품은 나물이었는지, 냉이가 은은한 고추냉이 맛을 내는지, 직접 느끼지 않으면 몰랐을 테죠. 

 

샘표 관계자는 "이러한 원재료 맛을 느끼다 보면 음식을 만들기 전에 맛을 그린 뒤 어떤 재료와 양념이 잘 어울리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샘표의 우리맛 연구 부서에는 셰프, 영양학자, 식문화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는데요. 이들은 이번 봄나물 연구를 통해 최적의 양념 비율로 탄생한 우리맛 양념 8종을 개발했습니다. 

 

샘표의 누구나 성공하는 양념은 ▲양념 종류 줄이기 ▲무친 나물 오랜 기간 보관 가능 ▲적은 기름량 사용 등의 장점이 있는데요. 간장, 깨소금, 참기름과 샘표의 요리 에센스 연두만으로 맛있는 나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샘표의 설명입니다. 

 

보통 나물에 들어가는 파, 마늘은 수분이 많고 손질하는 과정에서 미생물 오염이 발생해 빨리 나물 무침을 상하게 합니다. 또 이들 양념의 맛이 본연의 맛을 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샘표는 연구 중 파, 마늘을 넣은 나물 무침과 넣지 않은 나물 무침을 상온에 두고 연구했는데요. 실제 맡아보니 파, 마늘을 넣은 나물만 상한 냄새가 확 올라왔습니다. 

 

샘표 체험장에서는 파, 마늘 대신 샘표가 제안하는 양념으로 무친 나물을 맛볼 수 있었는데요. 먹어보고 구미에 가장 당기는 양념을 직접 제작해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연두새콤(연두1:설탕1:식초3)의 양념이 가장 제 입맛에 맞았습니다.

이러한 양념 8종은 나물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요. 이번 체험에서 맛볼 수 있는 시식 메뉴는 샘표 양념을 만든 돌나물 미역냉국과 참나물 덮밥이었습니다. 냉국은 오이 대신 돌나물이 아삭한 식감을 살려냈는데요. 참나물 덮밥은 참나물과 계란을 베이스로 고소하고 달큰한 맛을 자아냈습니다. 

 

샘표 관계자는 "참나물 덮밥은 지난 어린이 체험행사에서 선보인 메뉴인데, 나물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개발했다"며 "아이들이 나물에 많은 관심을 보일 수 있게 하는 것도 샘표의 이번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시식 메뉴를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또 샘표는 이번 연구를 통해 봄나물을 집에서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제안했는데요. 이날 대표 시식 메뉴는 알달래, 된장, 참기름을 베이스로 만든 '달래 버터'였습니다. 상상이 되나요? 샘표는 은달래의 줄기 부분을 볶으면 땅콩향이 난다는 데서 이 제품을 착안했는데요. 기존 버터처럼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나면서 달래의 쌉싸름한 맛까지 느낄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 외에도 봄나물을 다듬는 법과 조리법을 알려주는 '새로운 발견' 프로그램, 봄나물 조리과학 원리와 팁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한 '정보존' 봄나물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인문학 이야기' 등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됐는데요.

 

1일에는 정관스님, 정혜경 교수 등 우리맛 전문가의 봄나물 이야기를 듣고 함께 우리맛을 공부하며 생각할 수 있는 체험도 있다네요. 다들 봄을 느낄 수 없는 추운 날, 샘표 우리맛 위크을 통해 한발짝 봄에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