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붙박이옷장을 정리하다가 어디서 났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오뚝이 인형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앞에 미니 곰돌이는 자석으로 큰 곰돌이와 탈착이 가능해 은근히 만지는 재미가 있네요. 툭툭 건드리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인형 같지만 무게추가 있어 넘어졌다가 곧장 일어서는 오뚝이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너무 빤하겠군요. 그럼 살짝 다른 얘기를 해볼까요?
일어섰다 넘어졌다 이런 오뚝이 같은 움직임을 뜻하는 한자단어는 기부(일어날 起+엎드릴 仆)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접하기는 힘들지만 엄연하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명사인데 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도 기부니가 참 좋은 일이죠.
일상에서 우리가 쓰는 명사로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고자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기부의 귀재가 있습니다.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미국 투자전문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그의 연례행사인 자선 점심식사 경매의 올해 낙찰가는 1900만 달러(한화 약 246억100만원)입니다. 기존 최고 낙찰가였던 3년 전 457만 달러를 크게 웃돈 금액이죠.
이 경매는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에 2020년과 2021년에 열리지 않았던 이유도 있고 올해가 마지막이라 다른 때보다 관심이 더 집중됐었거든요. 왜 더 이상 경매행사를 개최하지 않는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고요.
올해 낙찰자는 뉴욕 맨해튼의 스미스&울렌스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동반자들과 함께 버핏 회장과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겠네요. 물론 직접적인 투자에 대한 언급은 할 수 없고요.
버핏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빈민구호단체 글라이드재단을 통한 나눔 실천을 위해 자선 점심식사 경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4년 7월 여행 도중 뇌졸중으로 73세에 세상을 떠난 첫 번째 부인 수잔이 자원봉사를 했던 글라이드의 후원자가 된 게 계기였고요. 처음부터 마지막인 올해까지의 경매 낙찰가 알아보면서 이번 [짜사이] 마치겠습니다.
2000년 2만5000달러 / 2001년 1만8000달러 / 2002년 2만5000달러 / 2003년 25만1000달러 / 2004년 20만2100달러 2005년 35만1100달러 / 2006년 62만100달러 / 2007년 65만100달러 / 2008년 211만100달러 / 2009년 168만 달러 2010년 262만6300달러 / 2011년 262만6400달러 / 2012년 345만6800달러 / 2013년 100만100달러 / 2014년 216만6800달러 2015년 234만5700달러 / 2016년 345만6800달러 / 2017년 267만9000달러 / 2018년 330만100달러 / 2019년 457만 달러 2020~2021년 코로나19로 미실시 / 2022년 1900만 달러 |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