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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봐라] 운영 힘든 지점…디지털시대 대안은 역시나 '무인점포'

 

비대면으로 금융 업무를 보는 고객이 늘면서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는 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닌데요. 일부 은행들은 이런 경향을 보이는 와중에도 디지털 특화점포를 통해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25일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국내 지점 수는 3260개로 전년 상반기 3283개보다 23개 줄었는데요.

 

이 기간 은행별로 보면 가장 많이 점포를 폐쇄한 은행은 13개를 줄인 우리은행이었습니다. 이어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8개, 4개 지점을 없앴고요. 반대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개, 5개의 지점을 늘렸네요.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 은행의 무분별한 점포폐쇄를 막기 위해 '은행권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이에 따라 은행은 점포 폐쇄 결정을 내리기 전 사전영향평가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또 점포 폐쇄 시 ▲소규모 점포 ▲공동점포 ▲우체국·지역조합 등과의 창구 제휴 ▲이동점포 등 적절한 대체수단을 마련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고요.

 

이 같은 환경에서 은행권은 대안 중 하나로 무인으로 영업 가능한 '디지털 특화점포'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기존 은행 업무 대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텔러머신(STM)이나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점포 운영 비용 절감 및 지점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입니다. 

 

 

특히 이런 점에서는 신한은행이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날 신한은행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인공지능(AI) 브랜치로 변경되는데요. AI 은행원이 창구 안내부터 금융 상담을 진행하는 365일 24시간 무인 지점입니다. 

 

당초 오는 28일 정식 개소하려고 했지만, 인테리어 정비 등의 사정 때문에 다음 달 초로 미뤄졌는데요. 신한은행은 서소문점을 시작으로 금융 취약지역에 지점 확대를 나설 예정입니다. 

 

신한은행은 이보다 앞서 무인형 점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지난 2021년 이 은행은 국내 최초 무인형 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시간 화상 통화로 직원과 금융상담에 가능한 '디지털 데스크'와 스스로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배치한 것이죠. 

 

디지로그 브랜치 점포 수는 꾸준하게 늘고 있는데요.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7개였던 디지로그 브랜치는 이달 23일 기준 67개까지 확대됐습니다. 

 

현재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와 제휴를 통한 'KB디지털뱅크'를 운영 중인데요.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며 ▲현금 및 수표 입출금 ▲체크카드 및 보안매체(보안카드, 카드형OTP) 발급 ▲입출금 통장 개설 ▲적금·예금 신규 가입 ▲인터넷뱅킹 신규·해지 ▲신용대출 등 대면채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만 디지털뱅크는 지난 2022년 'NB강남터미널점'과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분평동점' 개소 이후 새 소식이 들리지 않는데요. 또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은행 창구 업무를 기다리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셀프점 플러스(Plus)도 서울 돈암동 지점에서 운영했으나 지금은 중지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뱅크의 경우 제휴 점포이기 때문에 이마트와의 협의도 있어야 한다"며 "또 점포 축소 대체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지난 2023년부터 점소 축소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네요. 

 

그러면서 "무인점포 말고도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후 6시까지로 운영 시간을 늘린 'KB 9To6 뱅크'나 고령층의 금융 소외를 완화기 위한 시니어라운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개인종합창구 전 직원이 근무하는 '점심시간 집중상담' 등 다양한 대체 점포를 운영 중"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하나은행도 씨유(CU)와 제휴 무인점포를 꾸렸는데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 점포는 은행 상담원과 상담 연결을 통한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등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 이 은행은 폐쇄한 점포를 '하나 톡톡 라운지'라는 색다른 공간으로 만드는 시도를 해 호응을 얻었는데요. 폐쇄 지점을 리모델링해 은행 업무는 물론,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춘 공간으로 바꾼 것입니다.

 

하나 톡톡 라운지는 STM으로 구성된 셀프뱅킹 코너가 있는데, 기계에 익숙치 않은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서 인근 영업점 직원이 주1회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직접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일장 개념의 팝업 브랜치도 운영 중이라네요.

 

다음으로 현재 가장 많은 점포를 줄인 우리은행의 사례를 볼까요. 이 은행은 작년에 무인점포 '디지털EXPRESS' 강남교보타워점과 신사역점을 개점했는데요. 이는 화상 상담 기반 무인점포로 고객은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를 활용해 예금 가입, 대출 상담, 해외 송금 등 각종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은행은 기존 영업점을 철수한 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위주로 디지털EXPRESS를 개설, 지난해 말까지 33개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는데요. 그러나 이날 기준 우리은행 디지털EXPRESS 지점은 15개로 작년 10개에서 5개 증가한 데 그쳤습니다.

 

지점 확대 지연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연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고 33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은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 보니 생각보다 무인점포 이용 고객이 많지 않다"고 알려주네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