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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사이] 사라진 애나벨, 떠나간 애너벨

 

작은방 정리 중 옷장 위에 있던 봉제인형들을 찍었습니다. 어디서 받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인형들인데 이렇게 보니 참 정겹네요. 먼지 제거가 번거롭긴 하지만요. 아마도 봉제인형 중 최고의 인지도를 뽐낼 테디베어도 있었는데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네요.

 

문득 테디베어를 제외하고 유명한 봉제인형은 무엇일지 궁금해졌습니다. 곰돌이 푸와 티거, 피글렛 등 그의 친구들, 패딩턴 베어(이리 보니 다 곰이네요)가 우선 생각나고 이후 떠오른 봉제인형은…

 

아마도 미국 동화작가 겸 삽화가 조니 그루엘(Johnny Gruelle)이 만든 캐릭터 '래기디 앤'(Raggedy Ann, 누더기 앤)이 수위권에 위치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지난 1915년, 조니 그루엘이 천장에서 찾은 낡은 인형에 헝겊을 덧대 만든 래기디 앤은 3년이 지나 역시 그가 1918년에 쓴 'Raggedy Ann Stories'에 처음 등장하는데요. 이후 래기디 앤과 동화를 원작으로 수많은 책과 영상작품들이 나왔고 2014년에는 이 인형이 주인공(?)인 공포영화까지 개봉합니다.

 

사탄의 인형도 가볍게 누를 악령의 인형 '애나벨'(Annabelle)의 정체는 미국 코네티컷주 먼로 소재 오컬트 박물관에 있던 래기디 앤이죠. 지난 2019년 폐업한 이 박물관은 퇴마사이자 영매사, 초자연현상조사관으로 컨저링 시리즈에도 출연했던 에드와 로렌 워렌 부부가 운영했었고 인형과 관련한 영화는 이들이 다뤘던 일이랍니다.

 

미국 영화사인 뉴 라인 시네마 '컨저링 유니버스'의 마스코트 격인 모체 애나벨을 비롯해 저주와 악마가 깃들었다는 박물관 소장품들은 현재 자취가 묘연한 상황이라고 하니 더욱 으스스하네요.

 

그리고 1809년 오늘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시인이자 소설가, 편집자인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가 태어난 날입니다.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 상태였던 포는 1849년 10월7일 향년 40세에 숨을 거뒀는데 24살의 어린 나이에 사별한 아내 버지니아 엘리자 클렘 포(Virginia Eliza Clemm Poe)를 평생 그리워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남긴 시가 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애너벨 리'(Annabel Lee)입니다. 포의 마지막 시로 영시(英詩) 가운데 가장 널리 애송되는 시 중 하나인 애너벨 리는 결핵 탓에 요절한 아내를 회상하는 그의 생전 행적이죠.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