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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봐라]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차기 회장 내정…머쓱해진 이복현 원장

 

현(現)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이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이목이 쏠렸습니다. 작년 12월 하나금융이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만 70세를 넘어도 회장 임기를 보장할 수 있도록 개정했는데, 당시 금융감독원(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함 회장의 연임을 위한 개정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인데요.

 

28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전날인 27일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함영주 현 회장을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함 회장은 충청남도 부여 출신으로 1980년 고등학교 졸업 행원으로 하나은행 전신인 서울은행에 입행해 근무하면서 동시에 대학을 졸업했는데요.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을 이끌 당시 전국 영업실적 1위를 달성한 그는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후 첫 은행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친 뒤 2022년부터 현재까지 하나금융 회장직을 수행 중이고요.

 

회추위는 지난해 12월 후보 선정 과정을 통해 내부 3명, 외부 2명 등 총 5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한 결과 함 회장의 연임을 택했는데요.

 

회추위 측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잠재된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검증된 경험 및 노하우를 보유한 인물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회추위가 말하는 함 회장은 ▲조직 운영 효율성 제고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내재화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 ▲역대 최고 주가 갱신 등을 시현한 인물인데요.

이날 최종 후보로 추천된 함영주 현 회장 임기는 무기명 투표를 통해 오는 2028년 3월까지인 3년으로 확정됐습니다. 최종 선임은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주총)와 이사회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고요.

 

사실 올해 만 69세인 그는 3년 임기를 채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12월2일 하나금융이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하면서 가능해졌는데요.

 

내부 규범을 보면 이사 재임 연령을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를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 주총일까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존 규범에서는 해당 임기가 '해당 일'이었고요.

 

만약 기존 규범이 그대로였다면 함 회장은 연임에 성공해도 오는 2026년 11월 만 70세를 넘긴 뒤 정기 주총이 열리는 2027년 3월까지만 재임할 수 있었겠죠.

 

하나금융이 규범을 개정할 당시 함 회장의 연임을 위한 '셀프 개정'이라는 비판이 업계에서 오갔는데요. 이와 관련해 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개정이 이뤄진 달에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3년 정도 특정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규범을 개정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함 회장의 인성을 보면 본인이 셀프 개정이란 비판을 받을 형태로는 연임을 안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믿음을 내비쳤고요.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연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는 게 아니라, 대형 금융사의 내부통제 관리를 위해 연임 시점에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하고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제언했습니다.

 

다만 앞서 그는 DGB금융의 대표 선임 연령 제한을 만 70세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지적한 적이 있는데요. 지난 2023년 10월 DGB금융이 김태오 전 회장의 3연임을 앞두고 이 같은 개정을 추진하자 "회추위가 열린 이후 연임이 가능토록 규정을 바꾸는 것은 축구 경기가 시작됐는데 도중에 룰을 깬 채 다시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입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에 김 전 회장은 3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자리에 물러나겠다고 발표했고요.

 

이처럼 DGB금융 당시에는 비판을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이 원장은 "DGB은 김 전 회장이 연임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바꾸다 보니 시장에서 우려가 일었다며" 함 회장은 연임 도전을 할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반박했는데요.

 

설 연휴 이뤄진 하나금융 회추위에서 함 회장의 3년 연임이 결정된 이 상황에 대해 이 원장이 어떻게 언급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