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아는 만큼 마신다? 폭탄주도 그럴까

날씨가 쌀쌀해지니 이제 정말 겨울이 다가온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요. 겨울이 온다는 건 송년회 시즌도 점차 가까워진다는 걸 의미하죠.

 

송년회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술'인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폭탄주' 문화가 발달돼있죠. 흔히들 즐기는 이 폭탄주가 어디서 유래된 건지 앎?

 

폭탄주는 흔히 양주와 맥주 또는 여러 종류의 술을 함께 섞은 술을 뜻하는데요.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니랍니다.

 

시베리아의 벌목 노동자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도수가 높은 보드카에 맥주를 섞어 마시곤 했는데요. 이것이 폭탄주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주가 담긴 잔을 맥주잔 속에 떨어뜨리는 모양에서 따와 'bomb shot'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얘기죠. 또 미국에서도 1930년대 탄광과 부두, 제철공장 등의 근로자들이 맥주에 위스키를 섞어 마셨는데 '온몸을 취기로 끓게하는 술'이라는 뜻에서 'Boiler Maker'라 불렸다는 설도 있고요.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전술 등 기본 훈련을 익히던 군인들에 의해 들어오게 됐다는 전언이 있습니다. 이후 1980년대 초 군인들이 정치에 나서면서 정치계, 법조계, 언론계로 확산돼 지금의 폭탄주 문화를 형성하게 됐다는 것이죠. 

 

다른 설도 있습니다. 1983년 가을, 당시 춘천지검장이던 박희태(전 국회의장) 검사장 등이 모인 '춘천 지역 기관장 술모임'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들립니다. 군·경찰·안기부·검찰의 지역 기관장과 지역 신문·방송사 사장이 모임의 회원들이었는데 이들은 일주일에 서너번씩 모여 술을 마셨답니다. 기관장들은 이를 각 조직에 퍼뜨렸고, 다른 지방에 전근가면서 전국에 퍼졌다는….

 

나아가 지금은 단순히 맥주와 양주를 섞어 마시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넣고 섞어 마시는 것으로 발전했는데요. 고진감래(소주+맥주+콜라), 홍익인간(소주+홍초), 소백산맥(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 스크류키스(맥주+소주+사이다+스크류바) 등 폭탄주별로 독특한 이름까지 지어주는 정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아무리 폭탄주가 맛있게(?) 제조됐다고 해서 빨리 마시게 되면 취하기 쉽다는 점은 유의해야겠습니다. 맥주 등 탄산이 섞이게 되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져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빨리 증가하게 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