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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금감원장의 우리은행 방문史

금감원장, 10년 만에 우리은행 본점 찾아 자영업자·우리銀 격려
'그때는 BIS, 지금은 DLS' 본질과 다른 화두로 방문 목적 희석

금융감독원장(금감원장)이 10년 만에 우리은행 본점을 방문했습니다. 우리은행은 22일 오후 5개 자영업 단체 ▲한국외식업중앙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한국화원협회 ▲대한제과협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는데, 이 자리에 윤석헌 금감원장이 참석한 것입니다.

 

 

윤석헌 원장은 이날 '포용적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존 재무적 이력과 담보를 중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잠재력과 미래 성장성을 가진 자영업자에게 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신용평가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제언했는데요.

 

이 같은 발언처럼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자영업자 금융애로 현장청취반'을 운영해 많은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고요. 이후 지역별로 설치된 은행의 '자영업자 컨설팅 센터'를 활용해 다방면에서 자영업자를 돕는다는 방침입니다.

 

이런 노력에 최근 시중은행들은 자영업자들과 다양한 협약을 진행 중인데요. 그중에서도 우리은행은 무려 5개 자영업 단체와 동시에 업무협약을 진행하게 됐고 윤 원장도 이를 격려하고자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우리은행은 자영업자 우대 상품 개발, 수수료 면제, 맞춤형 마케팅 및 홍보 등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이들의 관심은 자영업자를 돕는 이슈에서 벗어난 듯합니다. 이날 협약식이 종료된 후 손태승 행장과 윤석헌 원장에게 쏠린 질문은 오로지 파생결합증권(DLS)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손태승 행장은 평소라면 한마디 했을 법했지만, 행사 후 DLS 사태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윤 원장은 정리문을 들고 와 "이번 DLS 사태를 금감원은 중요하게 인식하고 원인 규명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일(23일)부터 은행부터 시작해 합동 검사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시점에서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며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은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부연도 했고요. 

 

그렇다면 김종창 전 원장은 지난 10년 전에 어떤 목적으로 우리은행 본점에 방문했을까요. 김 전 원장은 김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1월9일 주요정책이 일선현장에 제대로 반영되는지 우리·신한은행을 찾았는데요.

 

이번 윤 원장의 방문처럼 김 전 원장의 방문 기사 주제는 거의 한곳으로 몰렸습니다. 바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입니다. BIS 비율은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입니다. 이 중 자기자본은 자본금 등 기본자본과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으로 구성됩니다. 

 

당시 그 자리에서 김 전 원장은 "지난 연말 금감원이 시중은행에 BIS비율 12%를 맞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며 "하지만 12%를 맞추라고 해서 이를 반드시 지키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었죠.

 

이어 "당시 BIS비율 목표치를 권고한 것은 올해 있을 기업 구조조정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뜻이고 조기에 부실을 털라는 의미"라며 "현재도 10%면 경영평가 1등급"이라고 말을 더했고요. BIS비율보다 구조조정과 기업금융지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한 것이죠.

 

이날 김 전 원장은 저소득층에 대한 이자 감면을 비롯한 프리워크아웃제도 시행, 회생 가능 기업 지원, 설 연휴 특별자금 확보, 기업 구조조정 중요성 강조 등을 강조했지만, BIS에 대한 기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