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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평생 친구 '모나미 153' 숫자 속 숨겨진 뜻은?

 

1차 세계대전, 헝가리의 화가이자 신문기자였던 '라슬로 비로(Lasalo Biro)'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취재 도중 만년필 잉크가 말라버리거나 손에 만년필 잉크가 묻어 애를 썼는데요. 이에 그는 대롱 끝에 작은 볼(Ball)을 부착한 필기구를 제작했는데요. 볼펜이 탄생한 순간입니다.

 

이후 그는 화학자인 동생 게오르그 비로의 도움으로 볼펜에 알맞은 끈끈한 잉크를 개발해 1943년 특허를 따냈는데요. 우리가 아는 볼펜 속 잉크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때 종군기자들이 휴대해 '기자 펜'으로 불리다가 1960년대 중후반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볼펜을 우리나라에 유통한 사람은 모나미 송삼석 초대 회장인데요. 1962년 국내에서 열린 한 국제산업박람회에 참석한 송 회장은 잉크를 찍어 쓰지 않고 사용하는 볼펜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필기구가 국민의 불편을 해소시켜줄 제품이라고 판단해 '모나미 153'을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1963년 탄생한 모나미 153은 당시 샌 잉크가 옷에 묻었다는 소비자의 항의를 받을 때마다 변상을 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연구진들이 제품의 결점을 보강했고 영업직원들은 기업과 관공서를 떠돌며 153을 무료 배포하기도 했죠. 이때 모나미는 월 600만 원을 광고비에 투자했다네요. 당시 쌀 1600가마 수준의 예산입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볼펜하면 모나미 153을 먼저 떠올립니다. 모나미는 국내 1위라는 사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노력 중인데요. 그 대표적인 예가 '모나미 153 스마트펜'입니다. 

 

스마트펜은 종이에 쓴 글을 스마트폰으로 옮겨주는 제품입니다. 펜에 내장된 광학센서가 종이 속 글자를 디지털로 변환시켜 스마트 기기에 전송해주는 시스템인데요. 모나미는 스마트펜에 '153 시그니처 디자인'을 적용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모나미의 대표 낙인 숫자의 '153'의 의미도 궁금할 텐데요. 송삼석 초대회장이 직접 이름을 붙였는데 총 세 가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모나미'는 프랑스어로 '나의 친구(Mon ami)'라는 의미입니다. 
 
먼저 송 초대회장은 '베드로가 하나님이 지시한 곳에서 153마리의 고기를 잡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요한복음 21장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순리에 따르면 그만큼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포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153이 우리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갑오' 즉 '아홉'을 만드는 숫자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뜻을 보면 153에서 15는 당시 모나미153의 가격인 15원이라는 뜻이며 3은 모나미가 만든 세 번째 제품이라는 의미를 보탠 것이라고 하네요.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