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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죽이던 팔라듐, 시장선 인기 죽여줌

 

 

지지난달 말경 한국거래소는 KB자산운용의 'KBSTAR 팔라듐선물(H) ETF'와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알렸습니다. 국내 첫 팔라듐 관련 ETF를 상장해 귀금속 자산에 대한 새 투자수단 제공한다는 포부였고요. KB자산운용이 S&P GSCI Palladium Excess Return Index를 기초자산, S&P GSCI Palladium Inverse ER Index를 참고자산 삼은 이 상품의 지정참가회사(AP)는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이고 유동성공급자(LP)는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입니다.

 

지금의 마블을 존재하게 한 2008년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심장으로 향해 목숨을 위협하는 수류탄 파편을 막고자 동굴 속에서 잉센 박사의 도움을 받아 '아크 원자로'를 만들었습니다. 이 작은 원자로는 토니의 목숨 연장장치이자 아이언맨을 작동하게 하는 궁극의 에너지원으로 핵융합 반응이 기본입니다.

  

이 핵융합 장치로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때 토니가 핵융합 촉매제로 쓴 원소가 '팔라듐(palladium)'입니다. 아이언맨2에서는 팔라듐 중독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고심하지만 실제 팔라듐은 반응성이 매우 낮아 중독증상을 보이지는 않을 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토니처럼 사람 몸에 직접 장착해 사용한 전례는 없을 테니 이 역시 확실하다고 할 순 없죠.

 

팔라듐은 주기율표 10족 5주기에 속하는 백금족 원소로 원소기호 Pd, 원자번호 46번, 원자량 106.42g/mol, 녹는점 1554.9℃, 끓는점 2,963℃, 밀도는 12.023g/㎤입니다. 1803년 영국 화학자 윌리엄 하이드 울러스턴이 조제백금(粗製白金)으로 백금을 만들다 우연히 발견해 분리한 금속인데 1802년 독일 천문학자 올버스(올버스 패러독스의 그 올버스 맞습니다)가 발견한 소행성 팔라스의 이름을 차용했습니다.

 

유광택의 은백색 금속으로 전성·연성이 풍부한데 통상 휘발유 자동차의 매연 감축 촉매, 치과에서 은니의 소재(20% 이상 함유)가 됩니다. 백금과 유사한 외관이지만 가격은 절반도 되지 않아 액세서리에도 많이 이용됐지만 지금은 고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 부식과 마모에 강한 성질이 있어 전기 접점 도금 등이나 전극 등에 금이나 백금 대신 팔라듐 합금이 사용됐었고요.

 

특히나 금속 팔라듐은 상온에서 부피의 900배 이상의 수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수소저장합금에도 이용됩니다. 현재 여기저기서 많이 언급되는 청정 수소도시 건설이나 수소차 제작을 위해 필수적인 상온핵융합의 전극이나 촉매 등의 주요수단이라 수요는 향후 2~3년간 더욱 늘어날 전망이고요. 

 

너무나 당연하게도 팔라듐은 최근 2~3년 사이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인피니티 스톤처럼 폭등했습니다. 작년 트로이 온스(troy ounce·귀금속이나 보석류의 무게단위)당 1000달러 초반이던 거래 가격은 최근 1700달러를 경신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12일 현재는 1660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팔라듐을 살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멘트를 끝으로 결을 맺을까 합니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팔라듐 강세의 원인을 짚었습니다. 채굴량이 적고 다른 산업용 금속보다 한정된 용도인 만큼 대체수단이 많지 않다는 게 강세의 이유였고요. 

 

NH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 역시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따른 팔라듐 수요 증가에 기인한 공급부족을 근거로 들면서 향후 2~3년간 수요 확대를 예상했습니다.
 

대신증권의 김소현 연구원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새 촉매변환기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고, 전기차 상용화 시점도 2025년 이후로 예상된다"며 올해 말까지 팔라듐 초과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러시아 정부의 팔라듐 수출제한 등 공급 차질로 올해 최대 온스당 1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치도 제시했고요.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