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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리율 폭등' 원유 ETN에 또다시 나선 거래소 "추가 안정화 조치 시행"

 

[IE 금융] 국제 유가 급락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상장지수증권(ETN)의 괴리율이 계속 커지자 한국거래소(거래소)가 추가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거래소는 22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괴리율이 이날 장 종료 시까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23~24일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알렸다. 오는 27일 매매거래는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재개한다. 이미 매매거래 정지 중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와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매매거래 재개는 별도 공지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이번 조치에도 매매거래 재개 당일 괴리율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매매거래 정지를 연장할 계획이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 지표로 양수인 경우 시장가격이 과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지표가치 대비 시장가격 괴리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605.67%로 치솟았다. 같은 시각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괴리율도 149.12%로 급상승했다. 

 

이처럼 이들 종목의 괴리율이 세 자릿수대로 뛰어오른 것은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폭락했기 때문.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마감,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1일 만기를 맞은 5월물을 대체한 6월물도 전날보다 배럴당 8.86달러(43.4%) 떨어진 11.57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초자산(WTI 원유선물) 50% 이상 하락시 지표가치가 0원이 돼 투자금 전액 손실의 위험이 있으니 투자자들은 투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괴리율 급등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원유 ETN 투자 열풍이 식지 않는다는 점에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일례로 21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2억 주(약 2조 원)가 추가 상장된 가운데 유동성공급자(LP)가 내놓은 약 1억260만 주 중 대략 1억60만 주를 개인 투자자가 매수했다. 증권사들은 ETN의 가격이 실제 원유선물 지표가격과 일치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적정 가격을 조정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원유 ETN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국제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현재는 원유에 대한 투자를 유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경제활동이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 원유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 반등이 가시화된다고 하더라도 원유재고가 역사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