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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책임으로 다시 친구' 한국투자증권, 부실 사모펀트 1500억 전액 보상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옵티머스, 팝펀딩 등 판매 책임 이슈가 생긴 사모펀드 상품의 고객 투자금을 100% 보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상 상품은 10개로, 보상금액은 1500억 원을 상회합니다.

 

한투증권 정일문 사장은 16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불거진 사모펀드 판매 이슈를 점검한 끝에 금융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며 "판매 책임 소재가 있는 부실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기준에 따라 상품 가입 고객 전원에게 투자 원금 대비 100% 손실을 보상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투증권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중 이번에 전액 보상이 결정된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으로 10개 상품인데요.

 

해당 펀드들의 규모는 806계좌, 약 1584억 원입니다. 이미 일부 상품의 보상이 진행된 만큼 한투증권이 추가 지급할 보상액은 약 805억 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 사장은 "작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옵티머스 투자자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투자원금을 100% 보상했다"며 "고위험 상품을 안정성과 유동성이 강조된 저위험 상품으로 판매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상액 지급은 소비자보호위원회 의결 및 실무 절차 등을 거쳐 7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라는 부연도 보탰고요.

 

또 한투증권은 이 자리에서 한층 강화한 보상 기준도 내놨는데요.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설명서상 운용전략과 자산의 불일치 ▲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보증 실재성 및 신용도 불일치 ▲설명서 상 누락 위험 발생 ▲거래 상대방의 위법 및 신의원칙 위반행위 등이 그 기준입니다. 단, 시장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이나 투자 대상 및 전략에 대한 고지가 명확하게 이뤄지고 정상 운용된 상품은 보상 대상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한투증권은 재발 방지를 위해 상품선정위원회 기능과 책임을 대폭 확대 강화하고 투자상품 사후관리 전담 조직도 신설한다는 방침인데요. 이와 함께 직원 교육과 감사를 확대하는 동시에 위반 시 임직원 인사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정 사장은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며 "선제적 금융소비자보호정책을 추진해 고객을 보호하고, 상품에 대한 신뢰가 미약하게나마 회복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날 정 사장은 이번 조치가 금융감독원(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을 앞둔 상황에서 제재 감면을 위한 의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금감원은 이달 초 한투증권의 팝펀딩 사모펀드 관련 불완전판매 혐의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이달 24일 다시 한번 제재심을 진행할 예정이죠.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제재심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었다면 금감원이 심의를 하는 중에 발표를 했을 것"이라며 "고객에 대한 바른 생각을 기반으로 금융상품 시장의 선진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의사표현 정도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응대했습니다.

 

이번 한투증권의 결정에 사모펀드 투자 피해자들이 당연하게도 환영 입장을 내놨는데, 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 논평에서 "한투증권은 보상 여부 판단 항목으로 단순 불완전 판매뿐 아니라 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신용도 불일치 등 문제된 거의 모든 요소를 포함했다"며 "무너졌던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이어 "이번 결정은 기업·하나·신한은행, IBK투자증권 등 다른 금융사들이 잘못을 애써 외면하고 불합리한 배상 비율을 제시한 상황과 대조적"이라며 "그동안 사모펀드 판매 금융사들은 배임 이슈를 언급하거나, 책임을 최소화하면서 피해자들의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해왔는데 한투증권의 이번 결정이 업계 전반의 새로운 해법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첨언했습니다. 

 

기사 말미에 한 마디 더 붙이자면, 한국투자증권의 브랜드는 '트루프렌드(true friend, 진정한 친구)'인데요. 고객의 진정한 친구, 투자 파트너로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친구가 되겠다는 기업 철학을 담았습니다. 경영이념의 첫 번째는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경영'인데요. 이번 결단을 계기로 슬로건의 의미를 되찾길 바랍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