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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넘어 가맹점' 기진맥진 카드사 달랜 금융당국

현대·기아차 수수료율 협상 끝나자 한국GM·르노삼성·마트도 요구
금융위 "점검 통해 위법사항 확인되는 경우 엄중 조치" 예고

[IE 금융] 현대·기아차와의 협상에 이어 신용카드사들이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및 대형마트들과의 수수료율 인상 협상에 직면하자 금융당국이 카드사 달래기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카드수수료 적용 실태 점검을 통해 위법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낮은 수수료를 강요하는 대형가맹점에 대한 처벌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두 번째다. 계속 벌어지는 카드사와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갈등에 대해 재차 입장을 알린 것이다.

 

여기 더해 윤 국장은 "가맹점 계약 해지 시 소비자는 물론 카드사와 가맹점 모두 피해를 보는 소모적인 악순환이 초래되므로 양 당사자가 생산적 논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가맹점 협상 완료 후, 대형가맹점 등에 대한 카드수수료 적용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대형가맹점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할 경우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 형을 부과할 수 있다. 만약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부당한 보상금을 제공했거나 적격비용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수수료율을 부당하게 차별할 때도 마찬가지다.

 

앞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신한·삼성·KB국민 등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 인상 폭을 현대·기아차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평에 맞는 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 자동차회사에 이어 대형마트들도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카드사는 대형마트에 0.1~0.3%포인트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고 지난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를 적용 중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을 회원사로 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이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투명한 수수료 협상에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협회는 "수수료 인상이 카드사 간 과당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가맹점에게 전가하는 처사"라고 업계 입장을 대변해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진정성 있는 협상자세를 보이고, 가맹점이 잘돼야 신용카드사도 잘 된다는 인식의 전환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카드사 노조는 이달 21일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재벌가맹점 카드수수료 갑질 금지 및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을 촉구하는 총력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카드사 노조는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태도와 감독 이행 의지가 부재하기 때문에 비롯된 일"이라며 "카드 수수료 인상은 작년 11월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벌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 갑질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처벌규정이 강화돼야 한다"고 직설했다. 

 

이들은 21일 총력결의대회 이후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