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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도 질겁한 강백호' 껌, 씹고 씹히는 운명적 굴레

탈 많고 뒷말도 주야장천 나올 도쿄올림픽이 폐막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나섰다 하면 어느 하나 선전을 기원하지 않은 종목이 없었죠. 다만 관심을 받지 못한 종목의 선수 중 예상을 웃돈 성적을 거둬 모든 국민을 감동시킨 이가 있는가 하면 태권도를 제외하고 국기(國技)로 여길 만큼 애정을 쏟았던 종목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고도 분노를 유발하는 태도를 보인 선수들이 있고요.   

 

야구는 문제를 내포하고 떠난 지라 그렇다 치더라도 껌에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지난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6-5 한 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6-10으로 뒤집힌 8회 초, 더그아웃 펜스에 팔을 걸친 채 입 밖까지 껌을 내놓고 씹으며 심드렁하게 경기를 관람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앞으로도 껌 씹는 모습이 껌딱지처럼 달라붙을 kt 위즈의 강백호 선수는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까지 거절해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졌고요. 이대로라면 껌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강해질 듯해 이모저모 흥미로운 사실과 함께 장점도 살펴보려 합니다. 일단 운동선수들이 껌을 씹는 이유는 긴장 완화가 주목적입니다. 이를 악물고 공을 던지는 투수들의 경우는 치아 보호를 위한 마우스피스 대용이기도 하고요. 

 

 
심심풀이 전용 군것질거리인 껌은 제과업계의 고수익 제품종이었지만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껌을 삼킬 경우 소화를 시킬 수는 없으나 거의 대변으로 나오고요. 또 껌의 주성분인 수지는 땅콩, 초콜릿이나 기름기가 있는 식품의 지방 성분에 의해 녹는 성질이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장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장점부터 짚자면 껌은 침 분비량을 늘려 일시적 갈증 해소 및 구강건조증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침샘 분비가 활성화하면 위산을 중화시켜 잠시나마 위식도 역류질환이 완화하기도 하고요. 양치 대신 구취를 일정 시간 감춰주는 것은 물론 잠을 쫓기도 하고 긴장 완화에 특히나 도움을 줘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사들 보급품이었습니다. 

 

아울러 중이염에 걸렸을 때 껌을 씹으면 압력을 조절하는 유스타키오관과의 자연스러운 협응으로 귓속 압력 조절에 순기능이 나타나기도 한답니다. 당분 무첨가 자일리톨껌은 입 속 음식물 찌꺼기를 없애주는 동시에 충치의 원인인 뮤탄스 박테리아균을 제어하는 효과도 발휘하고요.

 

지난해 나온 자료인데 롯데중앙연구소 연구진이 6개월간 하루 세 차례 20분씩 껌을 씹은 사람들을 살핀 결과, 운동효율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에너지 소비와 근육 활성도가 개선되는 효과로 몸을 더 많이 움직이는 사례가 관찰됐다고 하네요. 여기 더해 껌을 씹는 동안은 코르티솔의 분비가 감소해 스트레스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그렇지만 껌을 씹는 것도 과유불급입니다. 치과의사들은 평균 5~10분 정도 양쪽으로 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껌에 함유된 당분은 충치의 원인이며 분해되는 과정에서 구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래 씹으면 당연히 턱 관절에도 좋지 않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