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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한정 여파' 아시아나항공 채권 상장폐지…금투업계 '우려'

 

[IE 금융]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의 발행 채권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상장채권(회사채) '아시아나항공 86'은 다음 달 8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이는 외부감사인에게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부적정이나 거절, 한정 의견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폐지해야 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른 것.

 

규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86은 25~27일 거래가 정지되며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정리매매 기간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정리매매 전까지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으면 거래 재개 여부를 검토받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 측은 "이 채권 만기가 다음 달 25일이기 때문에 회사 측이 정상적으로 상환만 한다면 정리매매 기간이 지나도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 더해 아시아나항공이 자산유동화증권(ABS)과 회사채를 즉시 상환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작년 말 아시아나항공의 ABS 발행 잔액은 1조1328억 원인데, 이 ABS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면 즉시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이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아시아나항공은 ABS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모두 즉시 지급해야 하는데, 이달 22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1100억 원의 회사채도 '부채비율 1000% 이상'이면 즉시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올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25일 아시아나항공이 재감사 결과 부채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감사에서 회계법인의 의견이 반영될 경우 순손실 확대 및 부채비율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작년 말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625%였으나 올해부터 운용리스를 부채로 인식하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반영할 경우 부채비율은 840%가 된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 22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대상에 올린 만큼 신용등급 방어를 위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회계 기준 강화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 압력이 신용등급의 안정성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KTB투자증권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실적추정에 있어 회계기준 불확실성이 발생, 목표주가 산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투자의견을 보류했다. 

 

KTB투자증권 이한준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신용등급 하향으로 ABS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연스럽게 신규발행도 어려워질 전망인데 아시아나항공은 차환수단에서 ABS 의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등급 하락이 없더라도 ABS 발행시장의 분위기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대응 능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대우 이경록 연구원은 "투자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신용등급이 현재 BBB-에서 BB급으로 하락할 경우 장기차입금과 자산유동화채무에 대한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하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차입에서 채무불이행이나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할 경우 트리커가 발동된다는 점에서 유동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김영호 연구원은 "자산 매각과 차입금 상환에 따른 부채 부율 개선으로 한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됐다"며 "실적 가시성, 회계 신뢰성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각각 중립과 3500원으로 하향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