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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상반기 순이익 전년比 10% 증가…하나만 나 홀로 감소

 

[IE 금융]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발표된 가운데 지 KB금융지주가 다시 한번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또 그동안 계속 3위 자리에 있던 하나금융이 우리금융보다 뒤처지며 4위로 내려오는 이변이 일어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0조31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9조3726억 원 대비 10.07% 증가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익이다. 가계대출 성장의 어려움, 취약차주 리스크를 대비한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금리 상승에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나서다. 

 

우선 KB금융은 지난해에 차지한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했다.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7566억 원으로 전년 2조4743억 원보다 11.40%(2823억 원) 뛰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상반기보다 11.33% 늘어난 2조7208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 성적표만 떼보면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섰다. 신한금융은 2분기 당기순익 1조3204억 원, KB금융은 1조3035억 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은 시장금리와 환율 상승, 주가지수 하락에 따라 기타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또 보수적인 미래경기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한 추가 충당금을 전입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3‧4위 자리다툼에서는 우리금융이 승리했다. 우리금융은 1조7614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반기 실적과 함께 하나금융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다른 지주와 마찬가지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함께 비은행 부문 수익 창출력이 도움이 됐다. 지주 설립 시 10% 수준이었던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이 이번 반기 20% 수준까지 상승한 것.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화폐성 환차손 발생, 1분기 중 실시한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에 밀려 상반기 순이익이 1조7274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대비 위축된 지주사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5위인 NH농협금융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1분기보다 5.3% 뛴 1조3503억 원이었다. 농협법에 의거 농업·농촌을 위해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 2252억 원을 감안한 당기순이익은 1조5040억 원이다.
 
농협금융 측은 "시장금리 및 환율 상승,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운용손익이 감소하고,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약 3100억 원 이상 추가 적립했음에도 자산 증대 등 안정적 사업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4개 금융지주 순이익이 작년보다 상승한 이유는 이자이익이 증가해서다.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3조4340억 원을 나타냈다. 

 

이에 금융사들은 실적 개선을 자랑하기보다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정치권부터 금융당국 수장들이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경고한 데 이어 취약차주를 지원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의 호실적은 정부의 목소리에도 힘을 싣는 요인이 된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올리는 '빅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금융지주사의 이자이익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이자장사라는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