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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봐라] '펴지면 와해' 신한금융 계열사 노조, 낙하산 거부로 대동단결

 

15일 영하 10도에도 모인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무금융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소속 신한카드, 신한생명, 신한투자증권 등 신한금융 계열사 노조원들입니다.

 

 

지난 8일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당초 3연임을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고 신한은행 진옥동 행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됐는데요.

 

이들 노조는 이날 아침까지도 3연임이 기정사실화됐던 현직 회장이 면접장에서 갑자기 용퇴 의사를 밝힌 것부터가 비상식적이면서도 투명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아무튼 이제 세간의 관심은 오는 20일 열리는 자회사 CEO 인사로 쏠리고 있는데요. 신한금융 계열사 노조는 비전문 낙하산 인사 사장 선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오전 신한카드지부를 주축으로 계열사 노조는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일방적 CEO 선임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고요.

 

이 자리에서 신한카드 김준영 지부장은 "신한카드는 우리나라 1위 카드사이자 아시아 대표 카드사인데, 사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는 사람은 신한카드 성장에 이바지한 카드 전문가의 이름은 거론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한카드 임영진 대표는 지난 6년 동안 신한카드를 이끌었는데요. 이번 회추위에서 조 회장, 진 행장과 함께 차기 그룹 회장 최종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임 대표가 자리를 떠날 시 차기 신한카드 대표 하마평으로 떠오르는 인물은 진 행장 측근인 신한은행 전필환 부행장, 조용병 회장의 측근인 신한금융 이인균 부사장 및 신한캐피탈 정운진 대표 등이 있고요. 

 

이에 김 지부장은 "신한카드 출신 이름은 거론되고 있지 않고 모두 신한금융지주, 은행, 자회사 사장이 거론되는데 카드업 경력이 없는 비전문가"라며 "조달금리 인상, 자금 경색, 지불 결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빅테크와의 경쟁 등으로 힘든데 신한카드 사장에 비전문가가 선발된다면 우리 카드업계와 지불결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07년 신한금융으로 편입된 이후부터 15년 동안 계속 은행 출신이 사장으로 전임됐다"며 "신한카드는 LG카드 시절부터 계속 1위 사업자 지위를 굳건히 유지했고 선도하는 회사인데 왜 자존심 짓밟는 인사를 또다시 반복하려는지 신한금융과 당국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날 신한카드지부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한투자증권지부, 신한생명지부 등도 함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현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김승일 지부장은 "신한투자증권은 한때 톱5 회사로 성장하길 바랐지만, 현재 톱10에도 들기 힘든 상황"이라며 "증권 경험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와 조직 변화를 반대하고 동반자 사장이 되지 않을 경우 전 조합원이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신한생명 강기천 보험지부장도 "현재 오렌지라이프와 물리적 화합이 가능한지 따지는 것조차 어불성설인 상황"이라며 "임직원 화합과 생명보험사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을 선임하길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신한금융 외에도 지금 금융권은 낙하산 인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인데요. 우선 NH농협그룹 회장 후보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단독 추천됐습니다. 이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한 인물입니다. 또 BNK금융지주가 CEO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하자 시민사회단체가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요. 

 

IBK기업은행은 내년 1월2일 윤종원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둔 와중에 금융감독원 정은보 전 원장이 거론되면서 노조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겨울 날씨처럼 외풍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금융권 인사는 어떻게 될까요? 그 추이가 궁금해집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