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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 1호로 발현한 미래

1965년 만화가 이정문 화백이 그린 '서기 2000년대 생활의 이모저모'를 보면 당시에 상상하던 많은 것이 현실화해 꽤 놀랍습니다. 다소 우스꽝스럽기는 하지만 얼추 비슷한 모습인데 달나라 수학여행과 자가치료는 아직 요원한 걸까요? 

 

경제·정치공학적인 문제 등 아직 넘어야 할 허들이 많지만 자가치료는 우리 생활과 상당히 근접한 상황입니다. 주제로 'DTx'(Digital Therapeutics, 디지털 치료제)'를 꼽을 수 있을 테고요.

 

DTx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더욱 활성화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반강제적 비대면·자동화가 실생활에 적용되면서 원격을 위시한 개인 맞춤형 의료산업에 박차가 가해졌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주목받게 된 DTx는 3세대 의약 기술로 차세대 의료기술의 핵심입니다. 시간과 장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건강상태를 살피면서 의료행위에 기인한 악영향은 줄이는 동시에 치료효과를 높이는 게 목적이죠.  

 

DTx는 태동기를 거쳐 치료 보조로 실생활 활용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정신질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근자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PC 프로그램, 가상현실(VR), 챗봇 등으로 개발되며 항암·당뇨병·우울증·알코올중독·요실금 관리 등의 생활습관 지도 및 교정, 인지행동치료 등 적용 분야를 넓히는 중이고요. 

 

이처럼 치료 목적의 의료에서 예방 관리로 초점을 양분하며 관련 시장을 키우고 있지만 아쉽게도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입니다. 지난달 15일 국산 1호 DTx 승인 소식이 들렸을 정도니까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로 첫선을 보인 제품은 헬스케어 전문업체 에임메드의 불면증 치료 DTx '솜즈'입니다. 이 제품은 우선 의사 처방 후 환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PDT(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 처방용 디지털 치료제) 방식이 적용되는데 추후 비처방 제품과 허가가 필요 없는 웰니스 모델로의 확장도 꾀한다고 합니다.

 

이제 상용화까지 처방 및 사용방식, 의료체계 내 제반여건 구축, 보험 적용 등의 단계를 거치는데 수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그래도 1호를 기점 삼아 후발 허가업체들이 연달아 나타나면 시일이 확 앞당겨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