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본지 '앎' 코너에서 도루코를 소개(클릭 시 이동)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지만 많은 독자들이 일본 업체로 알았던 곳이죠. 외국 기업이지만 우리나라 회사로 오인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으나 한국 업체임에도 반대의 오해를 하는 경우는 꽤 흔합니다.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중견기업으로 복사기, 팩시밀리, 프린터, 주변기기를 제조 및 판매하는 신도리코 역시 여기 해당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세를 떨치는 복사기 업체 중 한 곳이라 복사기의 대명사격으로 부르기도 했죠.
일례를 들자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IOC 선수위원까지 지내다가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았던 문대성 씨의 흑역사를 거론할 때 '문도리코'를 곧장 떠올릴 수 있습니다. 문 씨에게 박사 학위를 수여했던 국민대학교가 2014년에 그의 학위 논문 표절을 인정하자 이 별명이 곧장 따라 붙었죠.
신도리코를 일본 업체로 오인하는 이유는 지난 1960년 설립한 신도교역이 1969년 일본 리코(RICOH) 복사기를 수입 판매하면서 리코와 합자해 신도리코가 됐기 때문입니다. 합자 초기 신도교역 지분 51%, 일본 리코 지분 49%였지만 점차 지분을 늘려 신도교역이 90% 가까이 점유하며 국내 자체개발 및 수출 기업으로 전환했고요.
현재 기업명에서도 리코를 없애고 신도로 바꾸려 노력 중이지만 신도리코라는 이름의 유명세를 떨치기 힘든 만큼 국내에서는 당분간 이 이름을 사용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영문 표기는 'sindoh'로 이미 교체했고 해외 전시회에 연달아 참가하며 지속적인 홍보전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업계 자료를 모으면 현재 국내 기업용 복합기 시장에서 신도리코의 점유율은 20%정도로 삼성, 후지필름비즈니스이노베이션(BI), 캐논 등과 대동소이한데 복합기를 비롯한 일반 프린터는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OEM) 제품 대비 자체 생산 제품군의 판매실적이 좋지 않아 개선이 요구됩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영역보다 큰 가치 상승을 꾀하기 위해 신도리코는 '3DWOX'라는 이름의 3D 프린터를 만들어 교육기관에 납품하고 있는데요. 이번 '이리저리뷰'를 통해 신도리코가 우리나라 기업이라는 사실이 세간에 더 알려져 업체가 염원하는 실적 개선에도 일조했으면 합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