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시민들과 함께하는 '제야(除夜)의 종' 타종행사를 준비 중인 서울시가 13일부터 내달 8일까지 종을 울릴 시민대표를 공개 추천받습니다.
추천 대상자는 ▲사회 각 분야에서 역경을 이기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해 귀감이 된 시민 ▲사회에 감동을 준 선행 시민 ▲어려운 환경에도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시민 ▲각 분야에서 활약하며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시민 ▲국제무대에서 국위를 선양한 시민 등입니다. 심사를 통해 6인 내외 시민대표를 12월 셋째 주에 최종 선정하고, 공모 홈페이지에서 선정 결과를 공개하고요.
이듬해 1월1일로 넘어가는 0시부터 33번 종을 울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의 종 행사는 중국 송나라 때 선종 계열 불교 사찰에서 백팔번뇌를 씻고자 아침과 저녁에 108번 타종을 하던 전통이 기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연말인 섣달그믐날 밤 전날 또는 그날, 대궐에서 역귀(疫鬼)를 쫓아내려고 대포를 쏘던 연종포(年終砲), 연종방포(年終放砲)라는 풍속이 있긴 한데 종을 쳤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하고요.
제야의 종 타종식의 우리나라 방송 매체 첫 등장은 경성방송국 특별기획이라고 합니다. 1927년 2월16일에 첫 전파를 쏜 경성방송국은 이때 한국인 교화를 목적 삼아 일제 총독부 주도로 서울 중구 정동에 설립한 한국 최초 방송국이고요.
당시 특별기획은 1927년 일본 최초의 제야의 종 행사를 따라한 것으로 1929년 남산 아래 있던 일본 정토진종 본원사인 동본원사 경성별원의 종을 빌려 스튜디오 현장에서 타종했답니다. 그러다가 광복 직후 맥이 끊겼던 제야의 종 행사는 한국전쟁 중 파괴됐던 보신각을 보수한 1953년 연말부터 다시 국민을 찾게 됐는데요.
일제강점기엔 일본과 같이 108번을 쳤지만 해방 후에는 보신각에서 사대문 개문을 알릴 때의 타종 횟수인 33번으로 바꿨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한쪽에서는 제야의 종 행사가 일제 잔재인 만큼 폐지하자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요.
사대문 개문 시각인 오경(새벽 4시)의 타종을 이르는 파루(罷漏)는 불교에서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인 제석천(帝釋天)이 이끄는 하늘의 삼십삼천(天)에게 국가와 국민의 태평,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때 보신각종은 세조 13년인 1468년에 주조한 종으로 1984년까지 쓰다가 1985년 새로 주조한 종을 지금까지 사용 중이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