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21일, 오늘은 '세계 텔레비전의 날'입니다. 1996년 이날 '제1회 세계 텔레비전 포럼' 개최를 기념해서 같은 해 12월 국제연합(UN)이 제정했는데 텔레비전을 통한 올바른 정보와 좋은 교육 프로그램 제공 및 세계 가난과 아픔에 동참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개발로 인류 평화와 화합에 이바지하자는 취지를 내포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전파신호를 받아 영상 송출하는 전자기기인 텔레비전(Tele+vision)의 'tele'는 '먼 거리', 'vision'은 '시야'라는 뜻이라 관점에 따라서 좀 더 근사한 의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망하듯 보는 나의 과거와 미래, 어린 시절 우려하거나 바랐던 현재의 내 모습…
세계 텔레비전의 날이 제정되기 66년 전인 1930년 오늘, 텔레비전을 수많은 대한민국 아이들의 뇌리에 새긴 인물이 탄생했습니다. 작곡가이자 작사가, 작가였던 故 정근 님이 작곡한 텔레비전이라는 제목의 동요를 부르기도 참 많이 불렀죠. 천진난만하게 텔레비전을 보며 막연히 내 모습을 그리던 유년기의 기억이 아련합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춤추고 노래하는 예쁜 내 얼굴.'
지금의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서중학교와 대구경북대학 사범대학을 나온 정근 님은 1960년대 접어들기 전 광주방송 '새로나합창단'을 창단하며 노래를 만들기 시작해 텔레비전과 함께 '둥글게 둥글게' '우체부 아저씨'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손을 잡고' '붕어빵' 등의 동요를 남겼습니다.
타고난 재능으로 KBS의 과거 간판 프로그램 '영이의 일기' '모이자 노래하자' 제작에 앞장섰고 '누가 누가 잘하나' 'TV 유치원 하나둘셋' 등의 방송 작가와 '마고할미' '안녕 안녕'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등을 집필하며 동화 작가로도 발자취를 남겼고요.
가사를 붙인 곡은 '정글 숲' '구름' '짤랑짤랑' 등이 있으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한국레크리에이션협회 고문 등으로도 활동하다가 지난 2015년 1월17일, 향년 84세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북한 영화 ‘무용가 최승희’를 연출한 초대 서기장 출신의 큰형 정준채 감독과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음대의 최초 졸업논문 만점자인 작은형 정추 선생의 지위에서 알 수 있듯 월북가족 연좌재로 고통을 받은 정근 님은 피폐했던 당시를 동심으로 덮고자 한국동요사의 큰 축이 됐습니다.
특히 광주 신생보육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왜색이 짙은 노래만 부르던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동요의 필요성을 절감해 체험이 담긴 동요를 작곡하게 됐다는 게 주변인들의 제언이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