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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폭락에 ELS '만기 연장' 카드도…원금 상환될까?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폭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감독과 판매사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데요. 여러 방안 중에 '만기 연장'이라는 제시책도 나왔지만, 이를 통해 완전히 원금을 되돌려받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이 금융당국에 현재 3년인 홍콩 ELS 만기를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도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금감원) 이준수 부원장은 지난달 30일 "은행들이 금감원에 구두로 (연장 방안을) 문의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계획은 공식적으로 문의해야 답변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만기 연장 소식에 일부 가입자들은 연장된 기간 안에 원금회복 기준까지 H지수가 오르면 원금 손실 없이 상환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ELS는 상품 설계 때부터 만기가 고정됐기 때문에 상품 자체의 만기 연장은 불가능합니다. ELS는 기초 자산으로 삼는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나는 파생 금융 상품인데요. 녹인(Knock-in, 손실 발생 구간) 구간 아래로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보게 됩니다. 

 

통상 만기는 3년인데요. 내년 상반기 만기가 되는 상품들은 홍콩H지수가 1만2000을 넘었던 지난 2021년 초 판매됐습니다. 특히 은행에서 판매된 ELS는 증권사에서 만든 상품인데, 은행은 주가연계신탁(ELT)과 주가연계펀드(ELF) 형태로 판매하는데요.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금감원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 은행에서 판매된 H지수 ELS 가운데 내년 상반기 만기도래 물량 중 신탁 형태인 ELT는 8조216억 원입니다. 이는 97.6%의 비중인데요. 반면 ELF는 1924억 원밖에 되질 않습니다.

 

지금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시한 방안은 ELS 자체가 아닌 해당 '신탁 계약' 만기를 연장하는 것인데요. 이럴 경우 만기가 도래한 ELS는 손실 확정 처리되고 남은 금액을 은행이 다른 상품에 재투자해 손실금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즉, 새로 가입한 상품이 큰 수익을 거두지 않으면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원금 손실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한편 H지수는 지난달 30일 지난 2021년 고점 1만2000선에서 절반 이하로 내린 5857.54에 마감했는데요. 

 

H지수는 중국 IT기업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및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등 우량 기업으로만 구성돼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이런 장점을 보고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6년 전 기적만을 바라고 있는데요. 지난 2015년 4월 1만4000대였던 H지수가 2016년 2월 7500선까지 떨어지면서 관련 ELS 역시 원금 손실 상황에 닥쳤는데요. 다행히 2017년 9월 1만1000대, 2018년 2월 1만3000선으로 오르면서 무사히 만기 상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업계에서는 H지수가 최소 7000대에 올라야 손실 투자자가 줄어들고, 8000선까지 다가가야 손실 투자자가 생기지 않는다고 진단하는데요. 하지만 현재 중국 경기가 급격하게 반전 흐름을 타지 않는다면 이는 어려운 일입니다. 메리츠증권 최설화 연구원은 "중국의 구조적 경기둔화 요인인 부동산 거래량, 청년 실업률 등 문제는 아직 해결책이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