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운전 및 난방 등을 포괄한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전남 담양소방서에 따르면 이달 5일 오후 8시7분께 담양군 대덕면 한 주택 주방에서 가스가 폭발해 거주 중인 70대 노인이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LPG(liquefied petroleum gas, 액화석유가스)가스통의 누출 가스가 집 안으로 새어 들어온 것을 모르고 약을 달이려 라이터를 켰다가 폭발한 것 같다는 게 소방당국의 추측이고요.
지난 16일에는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부탄가스가 터져 식당 주인이 중상을 입고 옆 가게 손님과 지나던 시민 등 4명이 다쳤습니다. 소방당국은 식당 주인이 다 쓴 부탄가스를 버리기 전 가스통에 구멍을 뚫다가 폭발한 것으로 짐작하네요.
최근 소방청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탄가스 사고로 인한 구급출동 건수는 모두 223건인데 ▲1월 37건 ▲12월 28건 ▲6월 22건 ▲7월 18건 순입니다. 월평균 18건 정도로 겨울과 여름철이 전체 30%에 달하고요.
사고 유형은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용 중 폭발이 최다였고 다음은 화기 근처에 뒀다가 폭발, 부탄가스 사용 중 가스 누출 중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가스통 관리와 처리가 사고 방지의 관건입니다.
가열기기는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서 사용하되 대형 불판 등 휴대용 가스레인지 보다 큰 조리도구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요. 다 쓴 부탄가스통도 화기나 뜨거운 물체 주변에 놓지 않아야 하고 버릴 때는 구멍을 뚫기 전 가스를 완전히 없앤 후 지정된 수거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서양의 남성이름이자 성씨이기도 한 개스턴(Gaston)을 특히 많이 쓰는 프랑스에서는 가스통으로 발음합니다. 미국 오리건주나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지명으로도 사용되고요.
1489년 오늘은 가스통이 탄생한 날입니다. 제대로 설명하자면 이탈리아 전쟁에서 활약한 프랑스 지휘관인 느무르 공작 가스통 드 푸아(Gaston de Foix, Duc de Nemours) 장군이 태어난 날입니다.
21세의 나이에 외삼촌인 국왕 루이 12세가 이탈리아 원정을 떠나는 프랑스군의 총사령관으로 발탁하자 수차례 승기를 가져오며 믿음에 보답했던 가스통의 전략은 기동력을 발판 삼은 역습이었다고 하네요.
1494년부터 1559년까지 이어졌던 이탈리아 대전쟁 중 3차에 해당하는 캉브레 동맹 전쟁에서 1511년과 1512년 사이 번뜩이는 활약으로 '이탈리아의 번개'라는 별칭까지 얻었으나 라벤나 전투의 승리를 앞두고 적의 창에 찔려 전사했답니다. 그의 죽음으로 흔들린 프랑스는 스위스와 베네치아 동맹군의 공격까지 받으며 밀라노에서 퇴각했고요.
가스통이 전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역사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다수 역사가들의 호평이 따르는 걸 보면 확실히 그의 이름처럼 폭발적인 인물임은 분명합니다. 가정에서 흔히 쓰는 부탄가스 등의 가스통 역시 발명되지 않았다면 우리의 생활이 어땠을지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불편한 점이 많았을 테고요.
성질과 종류는 다르지만 잘못 건드리면 폭발하는 가스통인 것만은 동일하니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안전의 중요성을 또다시 강조하며 두서없는 글의 끝을 맺으려 합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