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금융] 정부가 국민의 재산 형성을 지원하고자 절세형 투자상품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납입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대폭 높이고 가입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계획도 공식화했다.
17일 윤 대통령은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를 개최해 "자본시장을 활성화시켜서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ISA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논리에 맞지 않는 금융 관련 세제도 바로잡고 있다"며 "금투세 폐지를 정부의 정책으로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예·적금은 물론 국내 주식과 펀드, 리츠, 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 2016년 도입된 후 작년 11월 말 기준 총가입자 수 488만5121명, 투자금액은 23조1654억 원에 달한다.
정부는 기존 연 2000만 원, 총 1억 원인 ISA의 납입한도를 연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ISA계좌에 제공하는 배당·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 역시 기존 200만 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 원)에서 500만 원(서민·농어민형 1000만 원)으로 올린다.
제도가 개편되면 ISA 가입자가 체감하는 세제혜택은 기존보다 최대 2.3배 늘어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가 현행 제도대로 연 최대 2000만 원까지 3년 납입한 가입자와 제도 개편 후 연 최대 4000만 원까지 3년 납입한 사례를 비교한 결과, 둘 다 납입금액에 대해 연 4% 이자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이들이 받는 세제혜택 금액은 각각 46만9000원, 103만7000원이었다.
단 이는 이번에 신설하는 '국내투자형 ISA'에만 가입을 허용하고, 비과세 혜택은 없이 분리과세 혜택(15.4%)만 제공해 형평성을 맞추기로 했다.
기존 신탁형, 일임형, 투자중개형에 이어 이번에 새로 만들어지는 국내투자형 ISA는 국내주식과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소세 대상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가입할 수 있다.
정부가 국내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새로운 유형의 ISA를 내놓는 이유는 현재 ISA 투자금액이 예·적금에 편중돼 제대로 된 자산 증식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계좌가 운용하는 자산 중 절반이 넘는 58.7%는 예·적금에 투자됐고 주식은 20.4%,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펀드는 16.12%에 불과하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금투세 폐지와 증권거래세 인하도 공식화했다. 증권거래세의 경우 현재 0.18%에서 2025년 0.15%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밝힌 금투세 폐지와 ISA 혜택 강화로 예상되는 세수 감소 효과는 연간 각 1조5000억 원, 2000억~3000억 원이다.
이 외에도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 개정에도 들어간다. 이사가 회사의 사업 기회를 유용하지 못하도록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구체화하고 소액주주의 편리한 참여를 위한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법제화하기로 한 것. 여기 더해 상장법인에 이어 비상장법인도 물적분할 시에 반대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상법을 고칠 예정이다.
주가가 기업 가치보다 낮은 기업을 위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 공시우수법인에 선정되면 가점을 부여하며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는 내용이다.
더불어 대체거래소(ATS)를 출범해 거래소 간 경쟁 체계를 만들고 비상장주식 시장을 제도화해 국민들의 주식투자 기회도 늘린다.
한편, 금투세 폐지와 증권거래세 인하는 소득세법, ISA 납입 및 비과세 한도 상향과 국내투자형 신설은 조특법 개정이 필요한데 다음 달 기재부가 관련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