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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 편법·불공정거래 막자…금융당국, 공시의무 강화

 

[IE 금융] 금융당국이 전환사채(CB) 공시를 강화하고 과도한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방지에 나선다. 지난 2021년,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제도 개선에도 최근 다시 콜옵션·리픽싱 비중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불공정거래가 근절되지 않았기 때문. 

 

금융위원회(금융위)는 23일 오전 한국거래소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전환사채 시장 건전성 제고 간담회'를 개최,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중소·벤처기업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CB 특수성을 악용해 편법으로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부당한 이득을 얻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선 콜옵션 행사자 지정 시 공시 의무를 부과한다. 행사자, 발행기업이 제3자에게 콜옵션을 양도할 경우 정당한 대가를 수수했는지에 대한 여부, 지급 금액과 같은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현행 규정에서도 CB 발행 시 콜옵션 행사자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하는 자'로만 공시하고 있어 투자자가 콜옵션 행사자에 대한 정보 파악이 어렵다.

 

또 발행회사의 '만기 전 CB' 취득에 대한 공시를 강화한다. 만기 전 취득한 CB를 최대주주에게 재매각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불공정거래에 악용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 더불어 만기 전 재매각은 사실상 신규 발행과 다를 게 없는데, 시장에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했다.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모 CB 발행 시 사모 유상증자와 동일하게 발행 이사회 결의 이후 납입기일 일주일 전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반드시 공시하도록 추진한다. 해당 방안은 지난 2022년 12월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된 바 있다.

 

리픽싱과 관련해서도 추가 제도 개선을 준비했다. 현행 규정은 시가 변동에 따른 리픽싱 최저한도를 '최초 전환가액의 70%'로 제한하고 있는데,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고려해 주주총회 특별 결의 또는 정관을 통한 예외 적용(70% 미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이 주주 동의 없이 정관만을 이용해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데도 최저한도 제한 규제를 회피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에 금융위는 건별로 주총 동의를 구한 경우에만 CB 리픽싱 최저한도에 대한 예외 적용이 허용되도록 할 방침이다.

 

여기 더해 증자·주식배당 등으로 전환권의 가치가 희석되는 경우 희석 효과를 반영한 가액 이상으로만 하향 리픽싱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사모 CB 전환가액 산정 기준일도 명확히 규율할 예정이다. 또 발행 직전 주가를 전환가액에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사모 CB 전환가액 산정 시 실제 납입일의 기준시가를 반영토록 개선했다.

 

CB 시장 불공정거래 점검 노력도 지속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사모 CB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집중조사 계획을 발표하고 총 40건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총 14건에 대해 조사를 완료해 33인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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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는 콜옵션·리픽싱과 같은 다양한 조건과 결합돼 활용된다는 특수성이 있음. 콜옵션은 미리 정한 가액으로 CB 등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며 리픽싱은 주가 변동 시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행위. 

 

당국은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콜옵션·리픽싱 규제를 도입했지만 최근 다시 콜옵션·리픽싱 부여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자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 리픽싱 비중은 2022년 2분기 58.7%에서 지난해 2분기 78.9%, 지난해 3분기 81.8%로 증가. 콜옵션 비중도 지난해 1분기 45.3%에서 3분기 63.3%까지 높아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