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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고금리 여파에…가계 여유자금 50.8조 '뒷걸음'

 

[IE 금융] 고금리 여파가 휘몰아친 지난해 가계 여유자금이 많이 감소했다. 

 

4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 운용 규모는 158조2000억 원으로 전년 290조 원 대비 50조8000억 원 줄었다. 이는 지난 2019년(92조5000억 원) 이후 최대 감소치다.

 

순자금 운용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을 뜻한다.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으로 볼 수 있다.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은 28조1000억 원 감소했다. 은행을 포함한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 차입이 44조4000억 원 사그라들었기 때문. 소득 증가율도 2.8%로 전년보다 4.5%포인트(p) 줄었다.

 

조달이 줄면서 자금 운용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운용 규모는 194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8조8000억 원 내려갔다. 

 

이처럼 소득 증가가 둔해지자 여유자금도 줄어 선뜻 지갑을 열기도 힘든 지난해였다. 작년 월평균 가계 최종 소비지출이 5.2%로 전년 대비 4.9%p 감소한 것.

 

비금융 법인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비금융 법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109조6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8조5000억 원 뒷걸음쳤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비용이 상승했을뿐더러, 매출도 부진했기 때문.

 

같은 기간 일반정부의 순자금 운용 규모도 13조 원으로 21조 원 축소됐다. 지출은 늘었지만 국채를 중심으로 조달이 줄어서다. 우리나라 국내 부문의 자금 운용 및 조달 차액은 41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 원 하락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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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4%로 잠정 집계. 이는 전년(104.5%)보다 4.1%포인트(p) 완화.